인천시 강화군 캠핑장서 어린이 구조한 박씨는?

문찬식 기자 / [email protected] / 기사승인 : 2015-03-22 18:05:51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인천=문찬식 기자] "불이 난 텐트 속의 아이를 데리고 나온 순간 불이 걷잡을 수 없이 확 번졌어요. 불과 1분 사이에 생긴 일입니다. 안전사고에 대한 대비가 없으면 또다시 사고는 발생할 수 있어요."


화재 현장에서 한 어린이의 목숨을 구한 박모(43·사진)씨가 이날 오후 계양경찰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불이 순식간에 번졌다. 소화기로 불을 꺼보려 했지만 작동하지 않았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박씨는 이날 불이 난 텐트에서 이모(8)군을 데리고 나온 뒤 119에 신고했으며 이군을 구하는 과정에서 연기를 마시고 오른쪽 손목에 화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다음은 박씨와의 일문일답 내용 전문이다.


▲화재 당시 상황은.
"22일 오전 1시에서 1시30분 사이에 잘 준비를 했다. 옆 텐트 사람들도 본인들 텐트로 들어갔다. 잠깐 잠이 들고 2시가 조금 넘어 아이 울음소리가 들렸다. 나가서 옆 텐트를 보니 입구 왼쪽에서 불꽃이 보였다. 우리 아이들을 텐트에서 내보내고 옆 텐트로 가 문을 열었는데 아이가 있어 데리고 나왔다. 아이를 데리고 나온 뒤에는 불이 많이 번진 상태였다. 119에 신고하고 글램핑장 관리인과 불이 번지지 않도록 노력했다. 이후 119가 불을 진압했다."


▲불이 번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어떻게 했는가.
"우선 119에 신고했다. 글램핑장 관리인이 둘이 물로 불을 끄다 관리인이 소화기를 가져왔다. 내가 소화기를 흔들고 핀셋을 뽑고 당겼지만 작동하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물을 뿌렸다. 인원이 부족해 밑에 주차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와달라고 소리쳤다. 주차장에서 온 사람들 중 한 사람이 소화기를 두 개 가져왔지만 역시 작동하지 않았다. 소방호스도 연결해봤지만 호스 길이가 짧아 물을 길어다 뿌렸다."


▲불이 번진 속도는.
"순식간이었다. 아이 울음소리를 듣고 깬 뒤 불꽃을 봤다. 울음소리를 들었기 때문에 아이가 살아있다고 생각했다. 많이 아파했지만 생각대로 살아있었고 아이를 데리고 나온 뒤 텐트를 보니 이미 불길에 휩싸여 있었다. 이 모든 게 1분 안에 벌어진 일이다."


▲텐트 안에는 불이 날 수 있는 환경이었나.
"텐트 안에는 전기장판이 있었다. 히터는 없었지만 옆 텐트에서 히터를 달라고 요청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이를 구하러 들어갔을 때 텐트 상황은.
"텐트 깊숙한 곳에 성인 한 사람이 누워있었고 쇼파 쪽에 아이들이 있는 게 어렴풋이 보였다. 유일하게 문 가까이 자고 있는 아이만 데리고 나올 수 있었다."


▲불이 난 텐트 사람들은 어떤 인상이었나.
"저녁 식사를 마치고 옆 텐트 어른 두 분이 우리 아이들에게 마시멜로를 구워주었다. 편안하신 분이라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나는 화재에 대한 지식이 없다. 캠핑을 다니면서도 안전에 대한 특별한 지식이나 생각이 없었다. 앞으로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 이런 아픔이 생겨나지 않기를 바란다. 또 내 모습이 남은 가족들에게 아픔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얼굴은 공개하지 말아 달라."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