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잦은 절차적 하자로 위법논란 자초하더니

이영란 기자 / [email protected] / 기사승인 : 2021-11-28 10:59:28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법원, 김웅 준항고에 압수수색 취소 결정...사면초가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불합리한 수사로 위법논란을 자초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급기야 법원의 압수수색 취소 결정까지 나오면서 수사의 기본기도 갖추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하는 등 사면초가에 몰린 형국이다.


실제 28일 법조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31단독 김찬년 판사는 김 의원이 공수처의 압수수색에 불복해 제기한 준항고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앞서 '이성윤 서울고검장 공소장 유출' 의혹과 관련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절차상 하자로 ‘빈손’ 철수했던 공수처가 이른 바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집행했던 김웅 국민의힘 의원실 압수수색 역시 증거능력을 인정받지 못하게 됐다.


앞서 법원은 "지난 9월 10일 자 김 의원 사무실 압수수색 집행 처분을 포함해 일련의 행위가 모두 종료된 이 사건 처분은 전체적으로 보아 위법성이 중대하다"며 "전부를 취소하기로 한다"고 밝혔다.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손준성 검사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4가지 혐의로 수사하던 공수처가 김 의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의원실 직원들에게 영장을 제시하지 않고 물건에 대해 수색 처분을 한 부분은 영장 제시 의무를 위반해 위법하다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해당 압수수색 집행이 무효화 되면서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증거물이 효력을 상실하게 됐고 손준성 검사 등에 대한 기소 여부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고발사주 의혹은 윤석열 후보가 검찰총장 재직 당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었던 손 검사가 김 의원에게 범여권 인사들을 고발하도록 사주했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공수처가 법원 결정문을 받아본 뒤 대법원 재항고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영장 관련 준항고 '인용' 결정은 이례적인 경우여서 공수처가 수사의 기본기도 갖추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김진욱 공수처장이 내건 인권보호수사 방침과 3년간 영장전담 판사를 지낸 여운국 차장 이력 등을 고려하면 공수처로선 뼈아픈 대목일 것"이라며 "아직 과도기라 지켜봐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공수처 스스로 수사능력을 키우고 정치적으로 오해받지 않도록 수사 판단과 절차 진행에 신경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수처의 절차적 위법 논란은 지난 26일 '이성윤 서울고검장 공소장 유출' 의혹 관련 대검찰청 서버 압수수색 과정에서도 불거졌다.


지난 5월 김학의 불법출금 사건 수사를 무마한 혐의로 기소된 이 고검장의 공소장 편집본이 언론에 보도된 것과 관련, 당시 수원지검 수사팀이 주고받은 검찰 내부 메신저 내용을 보겠다며 대검 서버를 압수수색했는데 사전 고지 절차를 빠뜨린 것이다.


당시 피압수자 중 한명인 A검사가 "절차 위반"이라고 항의하자 "압수수색을 안 한 것으로 하자"고 말하고 '빈손'으로 철수한 것으로 전해져 빈축을 샀다.


특히 공수처 출범 이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겨냥한 고발사건에만 주력하는 등 '정치적 의도'를 의심받고 있는 부분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실제 야당은 "인권수사, 적법절차 등 헌법적 가치를 말로만 떠들더니 야당 탄압 수사에만 혈안이 되어 서슴없이 불법을 자행했다"며 수사 책임자의 파면을 촉구하는 등 공수처를 맹폭했다.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김병민 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공수처의 '국민의힘 김웅 의원실' 불법 압수수색에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또한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그동안 야당 후보 경선 과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끊임없이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며 사실상 강제수사를 종용했다"며 "공수처는 민주당 지시를 따르느라 헌법기관인 야당 국회의원실 마저 불법으로 압수수색을 벌이는 대담함을 보인 것이다"고 했다.


그는 "김학의 불법출국금지 사건 등 여권 인사 관련 사건은 몇 개월째 뭉개면서, 야권에 흠집을 내기 위한 수사는 불법까지 동원하고 있다"며 "공수처 출범부터 정치적 편향성에 대한 우려가 컸는데 우려가 현실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쩌면 공수처는 정권유지와 재창출이라는 뚜렷한 목표와 사명감을 지니고 태어났기에 그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야당에 대한 탄압 및 불법수사를 주도한 수사책임자를 파면하라"며 "공수처를 해체해야 할 이유가 산더미처럼 쌓여간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