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검사 전현준)는 '제3자 명의 CD' 발행을 알선하고 돈을 챙긴 브로커 26명, 발행된 CD를 분식회계 등에 이용한 기업체 대표 등 35명과 예금잔액증명서 등 금융기관 문서를 위조해 준 5명 등 66명을 적발, 이중 5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나머지는 불구속 또는 약식기소, 기소중지했다고 19일 밝혔다.
'제3자 명의 CD'는 CD 액면금액 상당의 자금을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처럼 위장해 분식회계에 이용하거나, 가장납입, 횡령 등 범행을 은폐하는데 쓰여왔다. 또한 건설사들이 양호한 시공능력을 평가받기 위해 자금력을 과장하는 등의 불법적인 용도로 악용돼 왔다.
검찰에 따르면 사채업자 A씨(56) 등 브로커들은 2007년 6월부터 지난해 10월 사이 건설업체 등에 무작위로 팩스를 보내거나 전화를 걸어 '제3자 명의 CD' 발행을 원하는 업체를 모집, 액면가 2700억원대에 이르는 CD 발행을 알선해 주고, 수수료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A씨의 경우 62개 업체로부터 의뢰를 받아 2160억원대 CD를 발행해 주고 12억6322만원을 수수료로 챙겼다. 또 다른 브로커 B씨는 24개 업체로부터 5억6530만원을 받고 556억원대 CD를 발행해 주고, 발행받은 CD를 모 증권사 임원 C씨(48)에게 사례비를 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B씨로부터 사례비 300만원을 받고 CD 매도를 중개한 C씨는 불구속기소됐다.
업체 대표들은 이렇게 발행된 CD 사본을 넘겨받은 뒤 유동 자산을 부풀리는 등 분식회계에 이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모 주식회사 대표 D씨(53)의 경우 회삿돈 8억여원을 횡령한 뒤 이를 감추기 위해 2008년 12월 CD를 발행해 단기금융상품으로 계상, 허위재무제표를 작성한 뒤 공시했다가 적발돼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예금 잔액증명서, 주금 납입금 보관증명서를 위조해 주거나 기계를 이용해 통장의 거래내역까지 정교하게 찍어주고 사례비를 받은 전문위조단도 적발됐다. 기업진단업체를 운영하는 E씨(54)는 지난해 3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모 은행 지점장 명의의 예금잔액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검찰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은 2005년 '제3자 명의 CD' 발행을 전면 금지시켰으나, 은행, 증권사, 발행의뢰업자, 알선브로커 등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여전히 '제3자 명의 CD'가 발행돼 기업범죄에 이용하고 있다"며 "CD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와 개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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