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남양주시, 17조 원 3기 신도시 잭팟… 남양주 ‘그림의 떡’ 잔혹사 끊어낼까

최광대 기자 / [email protected] / 기사승인 : 2026-08-12 23:4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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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입장벽 높은 LH·시공사 vs “기회라도 달라” 분통 터뜨리는 지역 기업
- 인허가권과 인센티브, 남양주시가 쥔 ‘행정권 카드’ 본격화
- ‘왕숙 파트너 센터’ 개소… 실질적 상생 거점 될까

▲ 최현덕 시장이 ‘남양주시 신도시 조성사업 상생협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최광대 기자]

 

[남양주=최광대 기자] 1,600만㎡ 부지, 17조 원에 달하는 매머드급 사업비, 10만 3천 세대 신규 공급. 남양주시 전체를 거대한 공사 현장으로 바꾼 3기 왕숙신도시는 지역 경제 발전의 거대한 전환점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대형 국책 사업의 천문학적 결실이 지역 사회에 온전히 환원될 수 있을지를 두고 우려와 기대가 첨예하게 교차하고 있다.

 

과거 다산신도시 조성 당시 공사 현장의 소음과 먼지, 교통 체증 등 생활상의 불이익은 시민과 지역 기업들이 온몸으로 감내했으나, 정작 수조 원대의 공사 수주 실적은 역외 대형 건설사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남양주시 관내 자재·장비·인력 업체들은 제대로 된 하도급 입찰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소외당했던 ‘다산의 잔혹사’가 재현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거세지고 있다.

 

12일 오후2시 남양주시청 여유당에서 열린 ‘신도시 조성사업 상생협력 간담회’는 이 같은 현실적 벽을 명확히 드러낸 자리였다. 경기동부상공회의소와 전문건설협회 등 간담회에 참석한 관내 기업인들은 “막대한 공사비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소규모 하도급부터 차근차근 들어갈 수 있는 최소한의 입찰 참여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문제의 핵심은 시행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대형 시공사들의 까다로운 ‘협력업체 등록 기준’과 ‘품질 관리’ 장벽이다. 시공사들은 간담회에서도 “품질에 문제가 생기면 입찰 자격 자체가 박탈된다”, “시공사 차원의 부담과 리스크가 크다”는 등 방어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상생이라는 명분 뒤에 숨어 엄격한 기준을 핑계로 지역 기업의 진입을 원천 봉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법적 구속력이 없는 기존의 단순 상생 협약(MOU)만으로는 실질적인 지역 참여를 이끌어내기에 한계가 명확했다. 이에 따라 지자체가 가진 행정권을 적극 활용해 강제성과 유인책을 동시에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남양주시는 타 지자체(전북도, 전주시 등)의 지역 건설업체 보호 우수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관내 업체의 일자리 창출과 사업 참여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맞춤형 대응책을 마련했다. 핵심 전략은 시가 보유한 강력한 ‘인허가권’과 ‘행정 지원’을 조율하는 것이다.

 

남양주시의 상생협력 추진 핵심 메커니즘은 ▲용적률 인센티브 제공: 지구단위계획 수립 시 지역 업체 참여 비율이 높은 시공사에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 ▲패스트트랙(Fast-Track) 행정 지원: 상생에 적극적인 시공사를 대상으로 인허가 및 행정 처리 기간을 대폭 단축 ▲조례 집행의 엄격한 적용: 관내 조례를 바탕으로 시공사의 지역 자재·장비·인력 활용 실적을 수시 검증이다.

 

 

최현덕 남양주시장은 “대형 시공사가 지역 업체와의 상생에 힘을 보태는 만큼 인허가 등 강력한 행정 지원으로 든든한 조력자가 되겠지만, 동시에 지역 조례 집행도 엄격히 적용할 것”이라며 채찍과 당근을 동시에 제시했다.

 

남양주시는 지역 참여를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속가능한 시스템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핵심 거점인 ‘왕숙 파트너 센터’가 8월 20일 정식 개소한다.

 

시는 센터 개소와 함께 MOU 문구를 재정비하여, 협력업체로 사전 등록되지 않은 관내 우수 기업이라도 시와 시공사 간 협약을 통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자격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한 별도의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매월 정례 회의를 열고, 18개 시공사의 지역 업체 발주 실적을 밀착 점검할 예정이다.

 

김상수 남양주 부시장은 “왕숙지구가 성공할수 있도록 “시행사인 LH, GH는 물론 18개 시공사 본사 차원에서도 지역 사회와의 실질적인 상생 협력에 적극 나서달라”고 강조했다.

 

▲ 남양주시 신도시 조성사업 상생협력 간담회’ 기념 촬영 [사진=최광대 기자]

 

왕숙 1·2지구를 비롯해 진접2지구, 양정역세권 등 남양주의 미래를 바꿀 대형 공사가 본궤도에 올랐다. 지역 주민과 기업이 소외되는 대형 사업은 반쪽짜리 개발에 불과하다. 남양주시의 강력한 행정력 행사와 LH·대형 시공사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결합해, 지역과 국책 사업이 함께 성장하는 진정한 ‘상생 모델’을 완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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