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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한 회장은 지난 1990년 5월 회사를 창업하던 날 개업식에 모인 사람들 앞에서 “저는 앞으로 정직한 바보가 되겠습니다”라고 선언했다. 그로부터 27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그는 여전히 ‘정직한 바보’라는 말을 인생의 좌우명으로 여긴다.
윤 회장은 또 ‘소걸음으로 천리를 간다’는 뜻의 사자성어인 ‘우보천리(牛步千里)’를 경영철학으로 삼고 있다. 초스피드 시대를 살고 있는 오늘날과는 상당히 동떨어져 있으나 ‘정도경영’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처럼 올바름을 신념으로 갖고 있던 윤 회장이 2012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콜마, 한국콜마홀딩스 등 한국콜마그룹 계열사 주식을 먼 친척이나 임직원 명의로 거래하면서 36억7000만원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지난 1월 26일 검찰로부터 불구속 기소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검찰은 “차명주식 81만여주를 매도해 양도차익 177억원, 배당소득 50여억원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종합소득세·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아 포탈한 혐의”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콜마 측은 “2012년에 회사가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차명주식을 매도하는 과정에서 세금에 대한 인지가 부족해 다 내지 못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200억원이 넘는 이익을 거뒀으면서 세금 납부에 이해 부족을 운운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지난해 말 윤 회장이 장남인 윤상현 사장에게 지주사인 한국콜마홀딩스 주식 167만5000주(10.00%)를 증여한 것을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한국콜마홀딩스 주가는 2015년 7월 3일 최고점인 8만8400원(종가기준)을 찍고 나서 지속적으로 하락해 2016년 12월 7일 그해 최저점인 2만6550원을 기록했는데, 주식 증여는 이로부터 약 3주 뒤인 26일에 이뤄졌다. 26일 한국콜마홀딩스의 주가는 3만3600원이었다.
이 주식 증여로 후계자인 윤 사장의 한국콜마홀딩스 보유 주식은 기존 145만1475주(8.67%)에서 312만6475(18.67%)주로 대폭 늘어났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윤 회장이 증여세를 절감하려고 주가가 내려갈 대로 내려간 시점에 아들에게 주식을 증여하는 꼼수를 쓴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 어린 시선을 보내는 모습이다.
한국콜마는 총수일가 일감몰아주기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대표적인 곳이 한국콜마홀딩스와 에치엔지다.
한국콜마홀딩스는 2015년말 기준으로 윤동한 회장 일가가 지분 49.18%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3~2015년 3년간 내부거래 비중이 99%를 넘어간다. 특수관계자 매출에서 배당금 수익, 지분법 수익 등 지주회사 매출을 빼더라도 2013~2015년 3년간 내부거래 비중은 약 74%에 달한다.
이 같은 내부거래를 바탕으로 한국콜마홀딩스는 지난해 51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2015년에 10억원과 비교하면 50배 급증한 셈이다.
화장품 제조 및 도소매, 의약품 제조 및 판매 등을 주요사업으로 영위하는 에치엔지는 윤 사장(15.64%)과 윤 회장의 딸 윤여원 전무(39.36%)가 55%의 지분을 갖고 있는 사실상 오너일가의 개인회사다. 지난해 매출 1203억원 중 약 33%인 398억원이 특수관계자에게서 나왔으며, 398억원 가운데 한국콜마가 344억원을 책임졌다.
에치엔지는 한국콜마와 동일한 업종을 영위하고 있다. 한국콜마가 굳이 에치엔지라는 손자회사를 거느릴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윤 회장이 애치엔지를 자녀들의 몫으로 떼어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경제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한국콜마는 지난해 회사 합병 정보를 악용한 주식거래로 시세 차익을 거둔 계열사 콜마비엔에이치 임직원들 때문에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한데 이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으로부터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는 등 악재가 끊이지 않았다”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간 도덕적 선행을 강조해왔던 윤 회장마저 본인이 직접 탈세 비리에 연루되면서 그간 겉과 속이 다른 이중적 행태를 보여 왔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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