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면수심' 성폭행범 공소기각 '친고죄폐지' 논란 갈수록 확산

뉴시스 / / 기사승인 : 2012-09-11 16: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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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질 나빠도 피해자가 고소 취하땐 법원도 손놔
최근 성범죄에 대한 친고죄 규정 폐지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20대 여성을 6시간 가량 끌고 다니며 성폭행한 40대 남성이 친고죄를 이용해 풀려나 논란이 일고 있다.
광주지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이상현)는 길을 물어보는 20대 여성을 차량에 태워주겠다고 승차시킨 뒤 인적이 드문 곳으로 끌고가 성폭행한 혐의(강간 및 강제추행)로 기소된 최모(49)씨에 대해 친고죄에 따른 고소취하로 공소기각 판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 5월13일 오후 4시20분께 광주 서구 모 주유소 앞길에서 길을 묻는 A(22·여)씨를 차로 태워주겠다고 속여 차량에 탑승시킨 후 인적이 드문 고가도로 아래로 데려가 성폭행하고 이날 오후 10시30분께는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또 다시 성폭행한 혐의다.
이 과정에서 최씨는 이날 오후 7시께 노래방에도 A씨를 강제로 끌고가 수차례 가슴을 만지는 등 성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처럼 죄질이 불량한 최씨가 법망을 피해 풀려날 수 있었던 것은 '친고죄'라는 법의 맹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친고죄는 피해자가 고소를 해야 기소할 수 있는 범죄로 피해자가 고소를 취소하면 수사가 중단되며 기소한 후에도 1심 판결이 선고되기 전까지만 고소를 취하하면 법원은 공소를 기각해야 한다.
현재 아동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범죄와 죄질이 불량한 강간살인 및 치사, 강간상해 및 치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성범죄는 친고죄로 규정돼 있다.
이 때문에 최씨처럼 죄질이 극히 불량해도 고소가 취하되면 법원은 두 손을 놓고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성폭행범이 친고죄를 이용해 법망을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검찰이 조사와 기소단계부터 '상해'죄를 적용하는 등 공소내용에 완벽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검찰은 성폭행은 분명하나 상해가 없어 적용할 수 없었다며 결과적으로 안타까운 일이다는 입장이다.
광주여성의전화 채숙희 대표는 "가해자들이 친고죄를 이용해 합의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를 협박하고 회유하는 등 2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친고죄가 피해자의 선택권을 존중한다는 미명하에 유지되고 있으나 오히려 피해를 더욱 확대하는 측면이 많다"고 친고죄 폐지를 주장했다.
반면 사회 일각에서는 친고죄가 피해자의 사생활보호와 피해 보전에 기여하는 측면이 있는만큼 성범죄에 대한 처벌과 피해 구제 대안을 마련한 뒤에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광주 지역 한 변호사는 "친고죄를 아무런 대안 없이 폐지할 경우 피해자 보호에 따른 문제점이 노출될 수 있다"며 "형벌 체계를 보완하는 한편 피해자 보호를 위한 국가의 구상권 청구 등의 법 규정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여야 정치권은 최근 성폭행 범죄에 대한 친고죄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법 일부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으며 법무부도 친고죄 규정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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