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인천여성미술비엔날레의 주전시장인 인천아트플랫폼에 작품 설치가 한창인 가운데 전시장 야외 곳곳에서 활발하게 작업 중인 작가들이 있다.
15일 인천여성미술비엔날레 측에 따르면 아트플랫폼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인 홍보관(비엔날레기간 중 건물명은 H) 앞의 너른 광장에는 최제헌 작가가 조형성과 실용성을 겸비한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7년간의 독일 유학생활을 마치고 올해 2월에 귀국한 최 작가는 평소 미술관보다는 거리를, 미술재료보다는 건축자재를 선호하는 공간 설치 작가이다.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관객이 모일 수 있는 열린 공간을 택해 인천의 푸른 바다를 연상시키는 파란색 조형물과 의자를 결합해서 더운 여름날 아트플랫폼을 방문한 관객들에게 휴식의 공간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바로 옆 건물(비엔날레 건물명 F)에는 회색 철문 위에 신현정 작가의 에너지 넘치는 그래피티 작업을 만날 수 있다. 그라피티가 예술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낙서처럼 보이는 단순한 형태와 원색적인 색채 이면에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신현정 작가는 오래된 창고를 개축해 새 것처럼 말쑥하게 변해버린 건물에 철거촌에서 발견한 낙서에서 영감을 받은 이미지를 그려 넣어 개발의 이면을 생각하게 한다.
3층 건물 두 동을 지나자마자 이번 비엔날레를 통해 처음으로 대형 야외작업을 시도하게 됐다는 추미림 작가를 만날 수 있다. 디자이너 경력을 포기하고 프랑스 유학을 선택했던 추 작가는 도리어 유학 시절에 웹디자이너로서의 경험을 작품에 담게 됐다고 말한다.
자신이 늘 접하던 컴퓨터와 웹 공간의 가장 작은 시각적 단위인 ‘픽셀(pixel)’을 작업의 중요한 모티브로 삼아, 현대사회 속에서 소외되고 혼란스러워 하는 개인의 모습을 클로즈업 된 픽셀을 통해 보여준다.
또 커텐에 풍경을 자수로 표현해 설치하는 김숙경 작가, 고어에서 비속어를 찾아 꽃형상으로 설치하는 정진아 작가, 설문지를 통해 아버지에게 들려주고 싶은 음악을 파악한 후 그 음악을 들려주는 벤치를 만든 박혜수 작가, 명품 화장실을 창의적으로 만든 프로젝트 그룹 옆, 인천에서 주은 병, 그릇, 화분을 가지고 설치작업을 한 김주연 작가 등이 있다.
가족과의 유대관계에 유난히 관심을 보이는 것은 어머니, 딸, 그리고 아내로서 열심히 살아가는 여성작가의 관심사가 개인과 그 개인을 둘러싼 가까운 환경에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인천=문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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