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法 "필로폰 판매 직후 환불해줬어도 마약거래"

문민호 기자 / [email protected] / 기사승인 : 2026-10-06 16:2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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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 2년6개월' 원심판결 확정
구매자가 처분할 수 있는 상태
투약혐의 무죄…원심 파기자판

[시민일보 = 문민호 기자] 필로폰을 판매한 뒤 구매자가 곧바로 약물을 돌려주고 판매대금까지 환불받았더라도 마약류 매매죄는 성립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6개월과 50만원 추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25년 1월 자신의 차량에서 B씨에게 필로폰 1.4g을 건네고 다른 사람 명의 계좌로 50만원을 송금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현장에서 필로폰 양이 예상보다 적다며 약물을 A씨에게 다시 돌려줬고, A씨 역시 받은 돈을 곧바로 환불했다. A씨는 이와 별개로 2025년 5~6월께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도 받았다.

쟁점은 필로폰이 구매자에게 실제로 넘어간 뒤 다시 판매자에게 반환되고 대금까지 환불된 경우에도 매매가 성립하는지였다.

1심은 필로폰이 현장에서 즉시 반환된 점을 들어 매매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봤다. 이에 따라 매매 혐의는 이유무죄로 판단하고 매매미수죄를 인정해 A씨에게 징역 1년2개월과 약물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50만원 추징을 선고했다.

1심은 또 모발에서 필로폰 성분이 검출됐다는 사정만으로는 투약 시기와 방법을 특정하기 어렵다며 별도의 투약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를 기각했다.

그러나 2심 판단은 달랐다. A씨가 B씨를 만나기 전에 이미 매매대금을 지급받았고, B씨가 별다른 제지 없이 필로폰을 가져갈 수 있는 상태였던 만큼 약물에 대한 소지 이전이 완료됐다고 판단했다.

B씨가 이후 필로폰을 다시 돌려주고 A씨가 대금을 반환한 것은 이미 성립한 매매 이후의 사정에 불과하다고 봤다.

대법원도 2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봤다. 필로폰을 실제로 건네 구매자가 처분할 수 있는 상태가 됐다면 이후 반환과 환불이 이뤄졌더라도 매매죄 성립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법원은 이에 따라 A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2년6개월과 50만원 추징을 확정했다.

다만 원심이 명령한 약물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명령은 파기했다. A씨가 유죄 판결을 받은 범죄가 마약류 매매 혐의뿐이어서 마약류관리법상 이수명령 대상인 '마약류사범'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은 마약류를 매매했다는 것뿐"이라며 "마약류 투약·흡연 또는 섭취 행위로 유죄판결을 선고받지 않는 이상 마약류사범이 아니므로 마약류관리법에 따른 이수 명령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원심의 해당 부분만 파기하면서 사건을 하급심으로 돌려보내지 않고 직접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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