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도시재생사업과 관련, 인천시의회 허식 의원이 발의한 '도시재생사업 이주대책 등에 관한 조례안'을 놓고 시는 물론 시의원들간에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허식 의원은 1일 열린 제178년 제2차 정례회에서 도시재생사업 이주대책 등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했다. 허 의원이 발의한 조례안은 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이주 및 생활대책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일부 건교위원들과 인천시 관계자는 적법성과 타 사업지구와의 형평성, 현재 진행되는 재생사업지구에 대한 소급적용, 사업성 등을 지적하며 첨예한 대립을 보였다.
결국 이날 3시간 넘게 진행된 토론에서 허 의원이 발의한 조례안은 보류됐다. 왜 이날 발의된 조례안을 놓고 시의원들간의 대립과 인천시 반대가 불거져 나왔을까.
▲조례안 내용= 허 의원이 발의한 조례내용은 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되면 의례히 불거져 나오는 집단민원을 시 조례를 통해 막아 보자는 것이다.
가장 초점이 되는 것은 도시개발법을 근거로 도시재생사업지구 지정을 위한 공람일 이전에 해당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에게만 보상 등의 혜택이 주어져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즉 공람일 이후 주택 등을 매매하더라도 이를 매입한 사람에게도 보상혜택을 동일하게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주택 등을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이 원활한 거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1가구 1주택자가 재생지구에 거주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또 도시재생사업지구 주민들의 재정착을 위해 현재 60㎡까지 조성원가로 주택을 공급하는 것을 85㎡까지 확대하자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현재 60㎡까지 조성원가로 분양하고 그 이상 규모는 일반분양가로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이 조례안은 85㎡까지 조성원가로 원주민들에게 분양하고 그 이상은 일반 분양가로 공급하자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여기에다 이 조례는 상가를 소유한 자영업자에게는 층별로 평균 낙찰가로 우선 분양한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특히 전세 영업자에게는 감정가로 분양해야 한다는 내용도 덧붙이고 있다.
공영개발로 추진되는 재생사업의 경우 임대 영업자와 세입자들에게는 보상 혜택이 민간개발방식 사업에 비해 턱 없이 낮다는 것이 이유다.
▲조례안에 대한 법리적 논쟁= 현재 인천지역에는 인천역과 동인천역 등을 중심으로 모두 7개 지역이 공영개발방식을 통해 재생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들 지역에 대한 토지 등의 보상은 사업시행자가 이주대책과 관련, 단체장과 '협의'토록 규정돼 있다.
여기서 '협의'는 단체장에게 주어진 권한으로 이를 근거로 조례로 제정할 수 없다는 것이 반대론자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허 의원은 "'협의'라는 용어는 모호하며 협의수단은 무엇인가"라고 물은 뒤 "협의 수단으로 법적 기준이 되는 조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이에 반대하는 일부 시의원과 시 관계자는 국토해양부의 의견서를 인용해 "이주 대상자에 타인 소유 주택 거주자를 포함하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 있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이어 "토지보상법상 이주대책 등에 관해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를 제정할 수 있도록 하는 법령 위임이 없어 조례제정은 불가능하다"며 "이는 상위법을 위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업성은 있는가= 손해근 인천시 도시재생국장은 "85㎡까지 조성원가로 보상대상자들에게 공급할 경우 분양가 상승의 원인이 된다"고 전제하고 "이는 건축비를 비롯해 공공기반시설 등이 포함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원주민 부담은 물론 주택 미분양 사태로 이어져 더 큰 무리가 된다는 것이다. 특히 손 국장은 "토지 및 건물 매매가 공고 일 이후 이뤄지더라도 보상에 대한 승계가 이뤄진다는 것은 결국 땅 값 상승의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손 국장은 이어 "현재 보상이 추진되거나 계획중에 있는 숭의 및 도화지구에 조례안을 소급 적용할 경우 차액은 도시개발공사 등 SPC를 통해 결국 시민 혈세가 들어가는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일부 시의원들도 "조례 제정의 취지는 좋지만 형평성과 위법 여부, 사업성 등을 고려할 경우 무리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들은 "차라리 조례제정 보다는 사업구역별 내부 규정 및 지침을 만들어 탄력 적용이 필요하다"며 "이 조례는 사업 시행자의 재량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허 의원은 "공영개발로 추진되는 사업은 사업성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삶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적"이라며 "85㎡로 조성원가 분양 폭을 넓혀 시 자금이 들어가더라도 이 조례는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허 의원은 "이번 회기에는 조례안이 보류됐지만 일부 법적 검토와 사업성 등을 고려해 재상정할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시민 공청회 등을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취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문찬식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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