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의원이 되는 100가지의 길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9-01-11 19:2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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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영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 연구원) 읽을거리가 풍부하기로 유명한 뉴욕타임스에 “상원의원이 되는 100가지의 길”이라는 제목의 글이 실려 필자의 관심을 끌었다. 이 글은 사회풍자 사설가로 유명한 피터 베이커의 글 이었는데 작금(昨今)의 우리 정치 현실에 시사하는 바가 많은 것 같아서 소개를 할까 한다. 미국의 의회는 우리와는 달라서 상원과 하원의 양원제로 되어있다. 이중 상급회의라 할 수 있는 상원은 각주에서 2명만을 선출 모두 100명으로 구성하게 되는 그야말로 소수의 정예이다. 이들은 미국에서 가장 많은 존경을 받고 있으며 영향력 또한 상당하다. 사실 그들의 귀족적인 이미지는 예전부터 유명했다. 미국의 외교와 안보 문제 그리고 군사적인 정책 등에 대한 의결 권한을 가지고 있는 그들은 하원에 비해 더욱 특별하게 보여 지며 특히 미국의 대외적인 입장을 결정한다는 차원에서 더욱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하긴 특별한 소수를 제외하고는 지방의회와 하원을 거쳐야 비로소 상원에 도전을 할 수 있다는 점도 그런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상원의원 이라는 자리가 정치인들에게는 대통령자리 다음으로 갖게 되는 최종 목적지인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상원의원이 되기 위한 100가지의 길은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피터 베이커의 글속에서 상원의원이 되기 위한 방법을 배우려고 한다면 난관(難關)에 부딪히게 된다. 그가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은 상원에 진출하는 길이 아니라 어려운 과정을 통해 오른 그곳에서 그들이 접하게 되는 그들의 소중한 책무(責務)에 대해 더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피터 베이커는 미 상원 100명이 모두 각기 다른 배경과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최근에는 미 국무장관으로 내정된 힐러리의 후임으로 거론되는 캐로라인 케네디가 케네디가(家)의 부와 명성으로, 오바마 당선자의 후임으로 거론되는 로랜드 뷰리스는 지명권자인 블라고예비치 일리노이스 주지사의 심술 맞은 지명으로 각각 상원 진출을 노리고 있기도 하다. 결국 제목에서 나온 상원의원이 되기 위한 100가지의 길이란 100명이 각기 다른 100가지의 서로 다른 여정을 거쳐 상원 진출에 성공했다는 말로 해석해야 할 것 같다. 하긴 미국의 최고 엘리트 집단이니만큼 정치권뿐만 아니라 군부와 재계를 더불어 내로라하는 사람들만 모여 있을 테니 그들의 의회 진출 모습이 얼마나 가지각색이었겠는가.

이러한 가운데 피터는 30년 의원직을 마감하는 버지니아주의 존 워너 상원의원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존 워너 그는 현재 워싱턴에서도 소문난 주류(主流)중의 주류(主流)이며 국가안보정책에 대해 탁월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고, 소신 있게 밀어붙이는 추진력과 함께 냉철한 판단력으로 당을 초월해서 역동적으로 활동한다는 좋은 이미지로 평가 받고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정치인으로서의 그의 출발은 험하고 거칠기 그지없었다. 사실 그는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여섯 번째 남편으로 더욱 잘 알려져 있었다. 초년병 시절 비아냥거림의 대상이었던 그가 30년이 지난 이제서야 존경의 대상으로 거듭나는 긴 여정의 종지부를 찍게 된 것이다.

특히 그의 첫 선거 상대자는 당시 언론에 의해 가장 무능력한 인사로 선정되었던 약체였기 때문에 당선이 된 후에도 주변으로부터 또 동료의원들로부터 그다지 인정을 받지 못했었다. 이런 경험은 존 워너뿐 아니라 상원에 진출했던 많은 이들이 이와 비슷한 애기를 하고 있다. 새내기가 제대로 된 의원직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 된다고 한다. 특히 미 상원의 시니어리티 시스템(seniority system)은 매우 뿌리가 깊다고 하는데 이는 우리 의회에서 선수(選數)를 존중하는 모습과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어째 튼 존 워너는 상원의원으로서 중요한 것은 각자 개개인의 특정한 유명세가 아니라 “항상 배우고자 하는 본인의 자세”, “자신의 신념에 대한 확고부동한 태도”, 그리고 무엇보다 “신뢰를 얻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 등 의 세 가지를 강조한다. 이 삼박자의 진행형을 모두 갖추었을 때 비로소 의원으로서 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의원들은 더욱 성숙하게 되고 계속되는 노력과 함께 새로운 역사 속의 인물로 거듭나게 된다는 것이다.

피터 베이커가 우리에게 상원의원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보다 더 중요한 사실을 알려주고 있는 듯하다. 어느 누구는 똑똑해서, 또 어느 누구는 유명해서 미국의 상원의원이 되었겠지만. 세계 최강국이라는 미국의 상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기 발전 노력이 필요함을 말이다. 그리고 상원의 100인이면 100인 모두가 의회에 진출하기 위한 각자의 길이 있었지만, 존경 받는 의원이 되기 위해서는 모두에게 공통된 한길만이 존재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각종 법안의 처리를 앞두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바람직한 의회의 역할 그리고 의원상(像)에 대해 다시 한 번 되돌아봄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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