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에는 하룻밤 사이에 이 지역에서 잇따라 두 건의 납치사건이 발생, 경찰의 순찰강화 방침을 무색케 했다.
특히 이들 납치 사건은 유흥가 등 우범지대가 아닌, 가장 안전해야 할 피해자의 집 근처 주택가 골목과 아파트 내에서 발생, 시민들은 더욱 불안해하고 있다.
28일 오후 7시30분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주택가 골목에서 귀가하던 이모(48)씨가 교통사고를 위장한 20대 남자의 승용차에 납치돼 손발이 묶인 채 돈을 뺏기고 2시간여 동안 끌려 다니다 다행히 행인들에게 발견됐다.
이 동네 주민인 이씨는 범인의 흉기에 목을 찔렸으며 신용카드와 현금 5만원을 빼앗겼다.
이어 29일 오전 1시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H아파트 주차장에서 이 아파트에 사는 유모(67)씨가 주차를 하다 괴한 3명에게 납치됐다 2시간30분만에 중부고속도로충북 진천 부근에서 탈출했다.
범인들은 유씨를 납치한 뒤 손을 줄로 묶고 유씨의 부인에게 전화를 걸어 1억원을 은행계좌에 송금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 오전 6시께 서울 서초구 반포동 S아파트 앞 대로변에서 등교하던 여고생이 30대 괴한 3명에게 납치됐다가 10시간만에 풀려났지만 아직 범인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경찰은 10시간동안 범인들과 계속 연락을 취하며 추적했는데도 검거에 실패하고 말았다.
이처럼 납치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강남지역의 치안을 담당하는 강남경찰서와 서초경찰서는 그야말로 초상집같은 분위기다.
특히 29일 새벽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유씨 납치사건 현장은 명예교수 부부 피살사건의 수사본부가 차려진 압구정 치안센터에서 불과 수백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관할서인 강남경찰서는 구멍 뚫린 치안에 고개를 들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 6월 강남지역 부유층을 노린 납치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강남서는 1000여명의 경력을 투입, 한동안 범죄 감소의 효과를 봤지만 이후 순찰인원을 줄인 것이 최근 강력사건이 발생하는 원인이라고 강남서는 보고 있다.
현재 강남서에 배속된 방범순찰대 1개 중대 경력은 미 상공회의소, 한나라당 당사 등 시설경비에 배치돼 있고, 이와는 별도로 3개 중대 500여명을 지원 받아 관내를 순찰하고 있지만 범죄 발생 빈도에 비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강남서의 입장이다. 게다가 강력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강력반이 모두 신사동과 삼성동 노인 피살사건에 동원되는 바람에 마땅한 수사인력도 없는 형편이다.
강남서의 박기륜 서장은 “이라크 파병반대, 노점상과 노동계 시위에 경력이 동원되다 보니 민생 치안에 허점이 노출되고 있다”며 “방범인력을 지원 받고 방범용 폐쇄회로TV(CCTV)를 늘리면 범죄발생을 줄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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