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서 민주당 주도로 국회 법사위 일반 증인으로 채택돼 ‘증언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했던 조 대법원장은 “우리 헌법은 대법관 임명과 관련해 국회와 대법원장, 대통령에게 각각의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대법원 구성 권한이 조화롭고 독립적으로 행사되도록 하고 있고, 이런 헌법의 취지에 비춰 대법원장이 제청에 관해 국회에서 증언하도록 하는 것은 삼권분립과 사법 독립의 원칙을 훼손할 염려가 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특히 “국민과 국회에 필요한 설명을 할 책무가 있고 대법관 제청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시기에 그 경위를 말씀드리고자 한다”면서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대법관 후보자들의 자질과 능력을 신중히 검토하고 후속 절차를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해 왔으나 결국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대법관 임명을 제청한 이후 ‘재제청하라’는 청와대 공문을 받았지만 이미 제청한 후보자의 임명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다른 후보자를 재제청하도록 요구하는 구체적인 사유나 헌법적 근거가 명확히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문 내용만으로는 그 취지를 알기 어려웠기 때문에 후속 절차의 진행에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는 대법원장의 제청권, 국회의 동의권, 대통령의 임명권이 각각 헌법적 의미에 맞게 존중돼야 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강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헌법과 법률에 따라 대법원 구성이 조속히 온전해질 수 있도록 필요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결기를 보였다.
한편 보도 등에 따르면 양측의 갈등은 조 대법원장이 헌법 제104조 제2항에 따라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이흥구 전 대법관 후임으로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각각 임명 제청한 데 대해 청와대가 손봉기 후보자의 제청을 사실상 반려하고 재제청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여기에 조 대법원장이 ‘문건에 구체적인 재제청 사유와 헌법적 근거가 적혀 있지 않다’며 거부 의사를 밝히자 청와대가 “헌법에 위배되는 인식”이라고 재반박에 나서면서 골이 깊어졌다. 특히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을 일반 증인으로 채택한 만큼 국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선서해야 한다고 압박하자 조 대법원장이 대법관 제청 과정에 대한 증언이 사법부 독립과 삼권분립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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