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입찰시스템 ‘치명적’ 결함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10-20 18:5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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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격 건설업체 참여 제한장치 없어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가 생명인 전자입찰시스템이 실적 제한방식으로 입찰하는 과정에서 무자격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치명적인 결함을 내포하고 있는 점이 지적돼 업계에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무자격업체의 입찰참여는 특정업체로 하여금 예정가격 접근 확률을 높임으로써 결국 수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문제점을 안고 있어 특단의 보완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0일 의정부·동두천·양주군 등 경기북부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각 자치단체들이 전자입찰시스템을 이용, 실적제한방식으로 입찰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입찰집행 전에 무자격업체에 대한 참여 제한장치가 없는 점을 악용, 특정업체가 실적이 없는 건설업체들을 입찰에 다수 참여시키는 방법으로 복수예비가격 산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지자체의 경우 조달청처럼 입찰전에 실적심사를 실제로 갖춘 업체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입찰이 끝난후 회사에 대해서만 실적심사를 실시하기 대문에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의정부 K건설 권모(55)전무는 “조달청과는 달리 지자체가 실적 제한방식을 통해 전자입찰을 집행하는 공사의 경우 특정업체가 공무원과 사전에 결탁, 기초금액을 알아낸 뒤 무자격업체들을 동원해 원하는 복수예비가격을 집중 선택하도록 하면 예비가격에 근접한 확률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며 “실제로 이런 맹점을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D 건설업체 한 간부도 “조달청처럼 복수예비가격 산출과정이 투명하고 사전에 실적심사를 하면 모르지만 지자체의 경우에는 이같은 장치가 없어 특정업체가 얼마든지 입찰을 주도할 수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러한 문제점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지자체들도 전자입찰제도를 사전에 심사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든가 일부 발주기관처럼 아예 기초금액을 사전에 발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경기북부 건설업계는 “지자체의 경우 실적제한 대상공사를 1년에 잘해야 몇 건하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실적에 관한 자료를 구축해 놓는다는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아예 조달청에서 수수료를 받고 실적심사를 대행해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편 조달청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자체들이 실적제한 대상도 아닌 공사를 무리하게 묶어 자체 집행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자체발주를 고집한다면 수수료를 받고 실적심사를 대행하는 것도 검토해 볼 만한 방법 이다”고 밝혔다.
의정부=윤한모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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