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찬식 기자] 인천지역에서 아동 학대를 규탄하는 집회가 연이어 열리고 있다. 19일 인천시청 앞 미래광장에서 인터넷 카페 '아띠맘' 회원 100여명이 최근 일어난 '인천시 연수구 어린이집 원아 폭행' 사건을 규탄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폐쇄회로(CC)TV 의무화 ▲보육교사 처우 개선 ▲아동학대 처벌 강화 ▲보육교사 자격 강화 등을 요구하며 집회와 함께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지난 18일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중앙공원에서도 송도국제도시 입주민연합회 회원들이 같은 내용의 서명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 나선 참가자들은 대부분 아이를 등에 업은 모습이었다. 야간 근무를 마치고 참여하거나 직장에 휴가를 내고 참여한 아버지들도 기꺼이 시간을 냈다. 대부분 이 같은 집회 참여가 처음인데다 쌀쌀한 날씨와 전날 내린 눈에 빙판으로 변해버린 바닥도 집회 참가자들의 분노를 막을 수 없었다.
각각 7살과 7개월 된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A씨는 "뉴스를 통해 폭행 동영상을 접했다. 동영상을 본 부모들의 마음이 다 같을 것 같아 집회에 참여하게 됐다"며 "이번 기회에 우리 사회가 힘의 논리가 아닌 사랑으로 지탱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어른들이 나서 폭력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맞은 아이가 얼마나 공포심을 느꼈을지 가늠하기도 힘들 정도"라며 "피해를 입은 아이가 다시 누군가를 해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피해 아동에 대한 후속조치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발언에 나선 다른 참가자도 "아이를 업고 이런 집회에 나온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학부모들의 분노가 느껴진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나라 보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지난해 인천 남동구에서 일어난 '어린이집 폭행' 사건의 피해 아동 학부모 B씨가 참여했다. B씨의 두 살배기 자녀는 지난해 12월 인천 남동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낮잠을 자지 않고 돌아다닌다는 이유로 보육교사로부터 폭행을 당한 바 있다. 당시 보육교사는 B씨 자녀를 바닥에 패대기쳐 전치 2주의 상해와 정신과 진료 3개월을 진단 받았다.
B씨는 "나 자신도 사건 이후 우울증 진단을 받았지만 용기를 내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며 "모두가 좋은 환경에서 아이를 키울 수 있게 여러분이 도와줘야 한다. 다른 피해가 더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어머니들이 나서야 한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B씨가 눈물을 보이자 다른 학무보들도 함께 눈물을 흘리며 "힘 내세요", "울지 마세요"라며 격려하기도 했다. B씨는 "부모로서 아이를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이 크다"며 "보육 관련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다시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인천시청 앞에서 열리는 아동 학대 규탄 집회는 20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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