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단순 돈벌이 논리로 접근 안된다"
[시민일보] 인천 송도 영리병원 추진을 놓고 인천자유구역경제청이 당위성을 설명하는 공청회를 개최했지만 시민단체와 견해차만 재확인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이는 인천경제청과 일부 전문가가 해외 의료관광 수요 흡수 및 의료바이오 산업 육성을 위한 송도 영리법인 설립의 당위성과 함께 영리병원 확산이 보건의료체계 붕괴로 이어질 우려가 없다고 주장한 반면, 시민단체 등 반대측은 의료시설 부족으로 인해 투자유치가 부진하다고 볼 수 없다는 점과 영리법인 설립이 단순히 돈벌이의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되다는 입장을 보이며 맞섰기 때문.
특히 시민단체들은 송영길 시장의 낙하산 인사로 규정한 이종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의 행보를 예로들며 "인천시가 자본의 대리인으로 전락했다"며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나라당 손숙미 의원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 8일 국회 도서관 강당에서 '경제자유구역과 제주특별자치도의 투자병원(영리법인병원) 설립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영리병원 도입 후에 가져오는 긍정적인 효과와 시민단체의 반발에 반박하는 시간으로 꾸려졌다.
공청회 발제를 맡은 이종철 인천경제청장은 "외국인 종사자 및 가족들을 위한 기본 정주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송도국제병원 설립과 의료바이오 산업 육성을 위한 핵심 앵커시설과 내국인의 해외의료수요 및 글로벌 의료관광 수요의 흡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특히 "지난 7년동안 계속된 영리병원 설립 실패로 국제 신뢰도 하락으로 행정적 낭비가 심하다"며 "이번 임시국회에서도 개정안이 발의되지 않는다면 투자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5개기업과의 투자약속이 또 취소되고 말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희대 의료경영학과 정기택 교수도 "반대론자들이 우려하는 투자개방형 법인 허용과 내국인 진료의 국가 전체적인 전면적 시행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며 "민간의료보험가입으로 인해 국민건강보험이 붕괴될 것이므로 보장성이 현재 두 배 이상 될 때까지 기다리자는 논리는 7년 전에도 똑같이 주장됐던 것”이라고 일축했다.
정 교수는 또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와 공공의료, 의료양극화 예방, 의료비 상승의 억제는 모두 국민들을 위한 의료시스템이 추구해야 할 중요한 가치"라며 "이러한 가치들을 지키기 위해서 병원기업을 허용할 수 없다는 논리는 반대를 위한 반대의 논리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남서울대 보건행정학과 정두채 교수도 "영리병원이 확산된다고 해서 보건의료체계가 붕괴되는 토대가 될 우려는 없다"면서 "오히려 의료법에 의한 의료공급체계 유지가 가능하고 국민건강보험법, 의료급여법에 의한 의료보장체계 유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영리병원 설립에 대한 반대의견도 나왔다. 법무법인 대세 이경권 변호사는 "외국인투자 유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영리병원 설립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교육과 의료시설이 부족하다고 해서 투자·유치가 부진하다고 볼 수 없다"며 "멕시코나 브라질 등 치안이 안좋은 국가에도 기업들은 자본이 되면 저절로 투자하게 돼있다"고 반박했다.
이 변호사는 또 "송도에 영리병원이 설립된다고 해도 국내 상위층이나 해외환자들이 인천 송도국제병원을 방문할 만한 계기가 생길지 의문"이라며 "의료질 확보를 위해 국내 유수의 의료진 등을 송도영리병원에 이동시키는 것에도 상당한 돈이 투자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단체들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영리병원 강행 행보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의료민영화 저지 및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인천지역본부'는 성명을 내고 "송도에 영리병원 설립을 향한 인천경제청의 행보가 이제는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을 앞세운 국회 공청회로까지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이틀은 특히 "민주당이 당론으로 영리병원에 대한 반대의 입장을 취하고 있는 가운데 송영길 인천시장이 임명한 인사가 한나라당 의원과 함께 영리병원 추진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는 시민들은 당황스럽기까지 하다"고 거듭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누차 송도영리병원 설립이 우리나라 의료체계전반에 미칠 악영향에 대해 전문가들과 함께 경고했다"며 "그 요지는 영리병원이 단순히 돈벌이의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되는 국민의 가장 기본적인 건강권을 지키는 문제임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인천경제청장의 행보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이는 국민을 섬기고 나라와 지역을 위해 헌신하는 공무원의 모습이 아닌 사람의 목숨으로 돈을 벌고자 하는 자본의 대리인의 모습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도 "삼성이 송도에 영리병원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하면서 청와대, 한나라당의 영리병원 도입을 위한 발걸음이 빨라졌다"며 "삼성의, 삼성에 의한, 삼성을 위한 영리병원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인천경제청은 송도 국제도시에 오는 2016년까지 6000억원을 들여 600병상 규모의 영리병원을 설립키로 하고 지난 3월 일본 다이와증권캐피탈마켓(60%)과 삼성증권·삼성물산 등 국내기업(40%)으로 구성된 '아이에스아이에치(ISIH)컨소시엄'을 투자우선 협상자로 선정한 바 있다.
윤구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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