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 의료행위 인정 안된다"
[인천=문찬식 기자] 치매 환자를 장시간 침대에 결박해 폐색전증을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의사가 항소심에서도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항소4-3부(신지은 부장판사)는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인천 모 병원 정신의학과 의사 A씨(55)에게 원심과 같은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도 유지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8월 인천시 남동구 한 병원에서 자신이 주치의를 맡은 뇌출혈·치매 환자 B씨(79)를 주의 조치 없이 장시간 침대에 결박하도록 해 폐색전증을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 결과 B씨는 같은해 8월3일부터 10일까지 154시간 동안 총 96시간 손목이나 발목이 끈으로 침대에 묶여 있었다. 또 28시간 동안에는 테이블과 침대 난간을 끈으로 묶어 환자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이른바 '테이블 강박' 상태에 놓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보호자가 없었던 8월 5일 저녁부터 7일 오전까지는 39시간 동안 연속으로 결박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환자 가족으로부터 신체 억제대 사용 동의를 받은 뒤 별도의 개별처방이나 지시 없이 간호사와 요양보호사에게 환자 결박을 맡긴 것으로 드러났다.
신체 억제대를 사용할 경우 환자의 활력 징후를 1시간마다 확인하고 최소 2시간마다 체위를 변경하거나 혈전 예방 조치를 해야 하지만 A씨는 이 같은 조치를 충분히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B씨는 8월 10일 전신 청색증과 의식 소실 증상을 보이며 폐색전증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재판에서 환자 안전을 위한 부득이한 조치였으며 테이블 강박은 직접 신체를 제한하는 행위가 아니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테이블을 침상에 고정할 경우 환자의 움직임이 제한돼 신체 결박과 같은 효과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직접적인 강박 시간만 보더라도 96시간에 달한다"며 "이러한 조치가 부득이하거나 보편적인 의료 조치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조치가 부득이하고 보편적인 의료 조치라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원심의 양형이 지나치게 무겁다고 보기 어렵다"고 항소 기각 사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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