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구리시, '시장의 사람'인가 ‘시민의 사람’인가… 시험대 오른 구리문화재단

최광대 기자 / [email protected] / 기사승인 : 2026-09-15 13:47:13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최광대 기자
2020년 첫발을 뗀 구리문화재단은 18만 구리시민의 삶에 풍요로운 문화 예술의 향기를 입힐 ‘지역 문화의 요람’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매년 50억 원에 달하는 시민 혈세가 투입된 이유도 거기에 있었다. 그러나 출범 이후 지금까지 재단의 발자취를 돌이켜보면, 문화예술적 성과보다 방만 경영과 인사 잡음이라는 씁쓸한 이름표가 더 자주 따라붙었다.

 

갑질 파문과 불투명한 수의계약, 징계 대상자의 정규직 전환이라는 상식 밖의 행태, 그리고 전문성과 거리가 먼 보은성 낙하산 인사 논란까지. 재단의 무능과 내부 통제 시스템의 부재는 제9대 구리시의회에서 ‘재단 해체 및 시 직영 전환’이라는 초강수 진단이 나올 만큼 심각한 수위에 이르렀다. 그간 정치적 인연과 보은성 인사로 채워진 리더십 아래에서 구리문화재단이 과연 어떤 성과를 냈는지, 시민과 지역 예술인들은 냉정하게 묻고 있다.

 

최근 구리시가 주무 부서인 문화예술과를 구리아트홀 내부로 전격 이전시키며 고강도 감사와 밀착 관리의 칼을 빼 들었지만, 이는 임시방편일 뿐이다. 문제의 본질은 결국 ‘사람’과 ‘시스템’에 있다.

 

곧 다가올 차기 구리문화재단 대표이사 선임은 재단의 미래를 가를 결정적 시험대다. 대표 임명권은 시장에게 있지만, 그 대표의 행보를 감시하고 평가하는 주체는 오롯이 구리시민이다. 대표라는 자리는 권력을 누리는 전리품이 아니라 시민의 세금과 문화 복지를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여야 한다.

 

구리시는 이번 대표 선임에서 보은성 인사를 철저히 배제하고 정치적 중립과 청렴성을 확립하는 한편, 문화예술에 대한 깊은 전문성과 예산·조직 관리를 아우르는 검증된 책임 경영 능력을 갖춘 인재를 확보함으로써 공공기관으로서의 본래 역할과 가치를 재정립하는 반면교사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대표 한 사람이 바뀐다고 쌓인 적폐가 하루아침에 사라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사람을 바로 세우는 것이 혁신 시스템을 만드는 첫 단추다. 구리시는 이제 ‘내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닌 ‘시민이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해야 할 막중한 의무를 지니고 있다. 

 

18만 구리시민과 지역 예술인들이 눈을 훤히 뜨고 현미경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구리시의 결단을 기대한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