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세 수입권 악용' 10억 포탈 치즈 수입업체 임원 3명 집유

문찬식 기자 / [email protected] / 기사승인 : 2026-09-06 12:4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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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문찬식 기자] 국내 치즈 수입업체가 자유무역협정(FTA)상 무관세 수입권을 악용해 10억원대 관세를 포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전·현직 임원들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단독 이창경 판사는 관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식품첨가물 제조·판매 업체 전 대표 A씨(68) 등 전·현직 임원 3명에게 각각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해당 업체에는 벌금 1억원이 선고됐다.

A씨 등은 2020년 9월부터 2023년 3월까지 모두 152차례에 걸쳐 치즈 155만6800㎏을 수입하면서 관세 10억1800여만원을 포탈한 혐의를 받는다.

국내 업체가 치즈를 수입할 경우 통상 6~19%의 관세가 부과된다. 하지만 FTA 체결국에서 수입하는 치즈 가운데 일정 할당 물량에는 관세율 0%가 적용되는 할당관세(FTA TRQ) 제도가 운영된다.

수입업체는 추천대행기관에 수입권 배분을 신청하고, 기관은 일정 기준에 따라 업체별로 FTA TRQ 수입권을 배정한다.

A씨 등은 회사에 배정된 수입권을 모두 사용한 뒤에도 무관세 혜택을 받기 위해 할당 물량이 남은 협력업체들을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실제 수입업체가 아닌 협력업체들을 치즈 화주와 납세의무자로 허위 신고했다. 수입 치즈의 선하증권을 형식적으로 협력업체에 넘긴 뒤 해당 업체 명의로 수입 신고를 진행해 0% 관세율을 적용받았다.

이후 수입 통관이 끝나면 당초 수입 원가로 해당 치즈를 다시 사들이고, 협력업체에는 원래 납부해야 할 관세액의 절반을 수수료 명목으로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치즈 수입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으로서 마치 적법하게 관세를 절감할 기막힌 아이디어를 찾은 것처럼 10년 넘게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법정에서조차 합법적인 절세 방안인 것처럼 범행을 부인하는 등 반성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수입 물량이 많은 업체에 충분한 수입권이 배정되지 않고 수입권 양도도 제한되는 제도적 문제로 인해 수입권이 음성적으로 거래되는 부작용이 발생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세관의 경정 고지에 따라 관세와 부가가치세 등 약 88억원을 전액 납부한 점도 양형에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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