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경찰과 해당 유치원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의 A유치원 김모 원장은 지난달 31일 `아이들을 죽이겠다’는 협박편지를 받고 관할서에 신고했으나 경찰측은 `수사할 사항이 아니다’며 수사 의지를 보이지 않고 신고자를 돌려보냈다.
이 편지는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의 모 초등학교에 배달된 편지와 같은 내용으로 “강남 8학군 학생을 죽이겠다”는 글과 함께 “아이들 30명을 내놓아라. 부유층 아이들을 몰살시키겠다”는 쪽지가 들어 있었다.
이날 오전 강남구 교육청으로부터 협박편지에 관련한 공문을 받은 김 원장은 왈칵 겁이나 가정통신문을 통해 즉시 학부모들에게 `안전에 유의하라’고 공지했고 오후 3시30분께 인근 유치원 원장 2명과 함께 관할서인 서울 수서경찰서 민원실로 찾아갔다.
그러나 민원실의 경찰은 김 원장 일행에게 “아무 일도 아닌데 신경쓰지 마라. (편지를) 읽지 않겠으니 찢어버리라”고 말했고 김 원장 일행이 강력하게 항의하자 “아이들에 관한 문제이니 여성 청소년계로 가보라”며 신고를 접수하지 않았다.
여성청소년계에 간 김 원장 일행은 1시간을 기다린 끝에 `소관이 아니다’는 말만 듣고 다시 형사계로 갔으나 당직반 형사는 사건을 접수하면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협박편지는 수사가 어렵다”며 “바로 수사에 착수해 경찰력을 움직여 수사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원장 일행은 수서경찰서 김희석 형사과장을 만나 “안전에 유의하라”는 말을 듣고 오후 8시께 집에 돌아왔다.
김 형사과장은 지난 2일 수사 진행상황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협박편지가 접수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었으나 3일에는 “지난달 31일 접수됐지만 내용이 과장되고 추상적이어서 실현 가능성이 낮아 심각한 사건이라고 판단하지 않았으나 (언론보도를 접한 뒤) 2일 지문감식을 의뢰하는 등 수사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수서경찰서 이성한 서장은 “협박편지를 수사하지 않겠다는 것은 형사 개인의 사견이 아니겠느냐”며 “2일 보고를 받아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해 방범활동 강화지시를 내렸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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