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보선 99.99%’ 김민석의 꿈은 개꿈이었다

고하승 / [email protected] / 기사승인 : 2026-09-15 14: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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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최근 ‘서울시장 후보’를 적은 수첩을 의도적으로 노출하면서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99.99% 있다”라고 단언했다.


사실상 집권당 대표가 재판의 결론을 예단하며 사법부를 노골적으로 겁박하고 나선 셈이다.
그러나 김민석 대표의 뜻대로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른바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이 1심에서 아무런 물적 증거 없이 당선무효형인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오세훈의 무죄를 입증할 새로운 증거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앞서 오 시장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그 비용을 후원자인 사업가 김한정 씨에게 대납하게 했다는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오 시장이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비용을 대납하게 했다는 직접 증거는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오직 명태균 씨의 과장된 진술과 판사의 추론뿐이었다.


명태균이 어떤 사람인가.


명태균의 진술을 두고 다른 재판부는 '망상적'인 사람으로 보인다며 신빙성 자체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런데도 오세훈 시장 사건의 1심 판사인 조형우 부장판사는 그런 명태균의 진술을 믿고 “명시적 약속이 없어도 여론조사 결과를 계속 받았다면 그 비용을 대신 낸다는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봐야 한다”라며 이른바 '묵시적 합의' 가능성을 유죄의 근거로 삼았다.


법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들도 형사재판에서 엄격한 증거 없이 단지 판사 개인의 추론이나 추정만으로 유죄 판결을 내려선 안 된다는 것쯤은 상식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조형우 부장판사는 그 상식에 반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그 잘못된 1심 판결을 뒤집을만한 결정적 증거가 이번에 나왔다.


김한정 씨와 명태균 씨 사이에 오간 통화 녹취록이 뒤늦게 나온 것이다.


실제로 김씨는 항소심 재판에서 “명씨의 여론조사가 오세훈 시장과 무관하게 이뤄졌다”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통화 녹음 파일과 녹취록을 발견했다며 증거로 채택해 달라고 요청했다.


오세훈 시장과 함께 기소돼 1심에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던 김씨는 지난 11일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2021년 3월 자기와 명씨가 통화한 내용을 녹음한 휴대전화 파일과 녹취록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김 씨는 지난 7월 1심 판결 선고 후 뒤늦게 제주도 별장에 있던 옛 휴대폰에서 이 녹음 파일을 발견했다고 한다.


김씨가 제시한 2021년 3월 6일 녹취록은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이 끝난 직후 김씨와 명씨의 통화 내용을 푼 것이다.


김씨는 그동안 명씨가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 대부분이 오 시장에게 불리하게 나온 것을 두고 “어쨌든 당신이 오세훈이 이기는 걸로 만들어 준다고 하지 않았냐”라고 항의했다.


아마도 명태균이 김한정에게 오세훈 시장이 이기는 여론조사 결과를 허위로 만들어 주겠다고 사기를 쳤던 모양이다.


그리고 녹취록에는 김씨가 “내가 진짜 이 사람(오 시장) 돕고 싶어서 일을 했잖아. 거기(오 시장)서 원해서 한 것도 아니고 나 혼자 해 가지고”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특히 오 시장과 김씨가 사전에 여론조사 의뢰를 상의한 적이 없기 때문에, 김한정이 명태균에게 그 내용을 물어보는 정황도 녹음 파일에 담겨 있다. 한마디로 명태균의 여론조사가 오세훈 시장과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오 시장 측은 이 녹음 파일이 명백한 무죄 증거라고 했다.


1심 판사는 물적 증거 하나 없이 추론과 추정만으로 유죄 판결을 내렸으나 항소심에서는 오히려 무죄를 입증할 수 있는 강력한 증거가 나온 이상 김민석 대표가 희망하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99.99%’는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다.


그게 항소심 판사들에게 압력을 행사하는 방식이겠으나 이재명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30% 초반대로 폭락한 상태이기 때문에 판사들도 그런 압력에 굴복할 리 만무하다.


레임덕에 빠진 현재 권력에 충성할 만큼 판사들이 어리석지 않을 것이다.


모쪼록 항소심에서 1심의 잘못된 판결이 바로 잡혀 야당 인사가 억울하게 죄인이 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여당 무죄 야당 유죄’ 판결이 나와선 안 된다. 형사재판은 오직 증거에 의해 판단한다는 기본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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