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전대는 ‘이재명 필패’

고하승 / [email protected] / 기사승인 : 2026-08-18 13:3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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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결과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이재명 필패’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의 민주당 당권 장악 작전 실패"로 규정하기도 했다.


실제로 김민석 후보가 비록 정청래 후보를 꺾고 당 대표로 선출되기는 했으나 ‘상처뿐인 영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호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김민석 후보는 정청래 후보와 박빙의 접전을 벌였기 때문이다. 오히려 30%를 반영하는 여론조사에선 정청래 후보가 앞섰다.


이로 인해 1차 투표에서 승부를 내겠다던 김민석 후보의 꿈은 물거품이 되었고 결선투표 격인 선호투표까지 가서야 가까스로 승리할 수 있었다.


특히 5명을 선출하는 최고위원 투표에선 ‘친명’ 후보는 5명이 출마했으나 고작 두 명만 당선됐을 뿐이다.


그것도 막판에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라는 김용 후보의 당선을 위해 친명계 임미애·김영호 후보가 사퇴하며 김 후보 지지를 선언했으나 김 후보는 끝내 탈락하고 말았다.


반면 정청래 후보와 원팀을 이룬 친청계는 3명이 출마해 3명 모두 당선됐으며 특히 수석 최고위원도 친청계인 최민희 의원이 차지했다. 명·청 대전에서 임기 2년 차 대통령이 사실상 패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제는 ‘이재명’이라는 이름이 당내 경선에서조차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확인시켜준 셈이자 민주당 의원들에게는 ‘친명’이라는 것이 굴레가 될 수도 있음을 보여준 단적인 사례이기도 하다. 따라서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선 ‘친명’을 내세우는 일이 점차 사라질 것이고 특히 총선에선 ‘이재명’의 흔적을 지우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다.


이건 이재명 대통령에게는 엄청난 위기다. 그렇지 않아도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에서 집권당 의원들마저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상황이 연출된다면 친청계가 다시 고개를 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청래 후보가 “우리는 숫자로 졌지만, 우리의 열정과 가치가 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김민석 후보는 이겼지만 그의 주장은 진 것이 맞다”라면서 지지자들을 향해 "탈당하지 말아달라"고 여러 차례 호소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실제로 정 후보는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서 "당원의 주인은 당원이다. 주인이 집을 나가서야 되겠느냐"라며 "당원주권정당의 깃발을 더 높이 들어야 한다. 정청래와 함께 끝까지 가자"라고 재차 호소했다.


비록 전당대회에서 패배했지만 죽은 듯이 지내지 않겠다는 선언처럼 들린다.


물론 당장은 김민석 지도부 체제와 노골적인 대립각을 세우기 어려울 것이다. 김민석 체제의 뒷배가 이재명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이제 막 집권 2년 차에 접어든 대통령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건 집권당 소속 의원으로서 쉽지 않은 선택이다.


하지만 이미 ‘이재명’이라는 이름이 국민은 물론 당원들 사이에서도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는 사실이 전당대회를 통해 증명된 이상 정청래 의원이 물밑에서 숨죽이는 기간은 그리 오래 가지 않을 것이다. 특히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추락해 30%대로 주저앉았다는 여론조사 결과마저 나오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 기간이 더 짧아질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연임’이나 ‘공소취소’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그건 민주당에 ‘시한폭탄’을 안겨주는 것과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국민의 압도적 다수가 이재명의 ‘연임’과 이재명의 ‘공소취소’를 반대하기 때문이다.


이런 국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집권 여당이 힘으로 대통령 연임을 밀어붙이거나 공소취소를 강행할 경우 내년 4월 재보궐선거는 물론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줄줄이 낙마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따라서 김민석 지도부 체제가 이를 추진한다면 당장 당내에서 친청계가 들고 일어설 것이고 그 장벽을 뛰어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것이 국민의 신뢰를 잃은 피고인 신분의 대통령이 처한 어쩔 수 없는 운명이다. 이제 중단된 5개의 재판을 피하는 방법은 없다. 누구든 죄를 지었으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대통령이라도 예외일 수 없다. 그게 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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