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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를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책임을 강화하고 권한을 잘 분배하기 위해 (개헌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프랑스 방문을 앞두고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수많은 희생을 통해 쟁취한 민주주의가 다시 위협받지 않도록 하겠다”라며 이렇게 밝혔다.
‘자다가 봉창 두드린다’라는 말이 있다.
한참 단잠 자는 새벽에 남의 집 봉창을 두들겨 놀라 깨게 한다는 뜻으로, 뜻밖의 일이나 말을 갑자기 불쑥 내미는 행동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개헌’ 발언이 꼭 그 모양이다.
특히 “수많은 희생을 통해 쟁취한 민주주의가 다시 위협받지 않도록 하겠다”라는 발언은 ‘피식’ 실소를 자아내게 만든다. 헛웃음이 나올 정도다.
그렇게 쟁취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정권이 이재명 정권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의 근간인 삼권분립의 원칙을 훼손한 당사자가 바로 이재명 대통령 본인이다.
헌법상 실질적 권한인 대법원장의 대법관 임명제청권을 짓밟고 재제청을 요구하는 반헌법적 작태를 보인 사람도 이 대통령이다. 그런 사람이 민주주의가 위협받지 않도록 개헌하겠다니 기각 막힐 노릇 아닌가.
그런데 아닌 밤중에 홍두깨 같은 이런 소리가 그냥 나온 것이 아니라 사실은 치밀한 계획이 있었다는 점에서 소름이 돋는다.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에 내뱉은 이런 발언을 집권당 대표가 바로 그다음 날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구체화하고 나선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한마디로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는 “현행 헌법과 법률의 절차적 정신을 지키면서 시대의 변화와 국민 요구를 반영해 현실 가능한 개헌을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5·18, 부마항쟁 등의 헌법 전문 수록은 개헌의 출발이고, 권력 구조 개편은 국민이 원하는 선까지 가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이처럼 개헌론에 불을 지피는 이유는 이 대통령의 연임을 위한 것이라는 의구심이 파다한 상태다.
이 대통령은 연임은 없다고 선언하라는 요구에 “‘도둑질은 안 하겠다’고 하라는 것과 같은 것인데 그런 말을 굳이 해야 하느냐”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도 현행 헌법상 개헌을 해도 현직 대통령은 연임이 허용되지 않으며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이 이를 얘기할 필요가 없다고 거들고 나섰다.
그런데도 국민과 야당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 대통령 자신이 수시로 말을 바꿔버렸던 전력이 있는 탓이다.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와 관련 이 대통령은 “예외적으로 보완수사권은 인정돼야 한다”라는 의견을 수차례나 피력한 바 있다. 그러나 막상 검찰보완수사권 전면폐지를 핵심으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국무회의에서 그대로 의결해 버렸다.
이처럼 말과 행동이 다른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하든 국민이 신뢰할 리 만무하다.
설사 야당의 요구대로 “연임은 없다”라고 선언해도 그 말을 믿지 않을 것이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했더니 진짜인 줄 알더라”라고 발언했던 일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연임은 없다고 했더니 진짜인 줄 알더라”하고 자신의 말을 언제든 뒤집을 것이란 국민적 의구심을 지우지 못하는 것이다.
야당은 분명하게 못을 박아야 한다. 87년 낡은 체제의 개헌은 필요하지만, 피고인 신분이 대통령으로 있는 이재명 정권에선 그 어떠한 개헌논의도 수용할 수 없다고 쐐기를 박으라는 말이다. ‘연임은 없다’라는 믿지 못할 선언을 개헌논의의 전제로 제시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믿을 사람을 믿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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