曺 탄핵한다고? 李 재판 먼저다!

고하승 / [email protected] / 기사승인 : 2026-08-19 10:5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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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재명 대통령을 직접 만나지 않고 손봉기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대법관 후보로 서면 제청하자 여당은 “관례를 깬 것”이라며 발끈했다. 심지어 조 대법원을 탄핵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터져 나왔다.


마치 실성한 사람들을 보는 것 같다.


실제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9일 조희대 대법원장을 "조희대 씨"라고 칭하며 "물러나는 것이 맞다"라고 했다. 스스로 물러나라는 것이다.


그나마 이 정도는 양반이다.


송영길 의원과 박지원 의원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조 대법원장의 탄핵을 직접 거론하기도 했다.
송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이미 조 대법원장의 탄핵을 말씀드렸다. 오늘 그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이제 국회가 응답할 차례”라고 했으며, 박 의원도 “이런 식으로 나가면 조 대법원장 탄핵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라고 가세했다.


정말 가관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대법원장이 제청해서 국회의 임명 동의 절차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라는 법률에 따라 대법관 임명제청권을 행사했을 뿐이다.


그게 탄핵의 이유가 될 수 없다.


그런데 왜 여당은 이처럼 분노하는 것일까?


조 대법원장은 올해 3월 퇴임한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손봉기 부장판사를, 다음 달 7일 퇴임하는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으로 김성수 부장판사를 서면 제청했다.


대법원장이 대통령과 사전에 조율하고 대면보고 하는 관례를 깨고 서면으로 제청한 것이 기분 나쁘다는 것이다.


그런데 관례를 깬 것이 탄핵의 사유가 된다면, 정당한 ‘관례’까지 수없이 무너뜨렸던 민주당 국회의원 전원이 탄핵 대상이다.


민주당은 그동안 제1당은 국회의장, 제2당은 법사위원장이 맡았던 관례를 깨고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모두 독식하지 않았는가. 어디 그뿐인가.


원 구성과 의사일정은 여야 합의로 정한다는 관례 등 국회의 모든 관례를 짓밟고 무너뜨린 게 민주당이었다. 그러면서 관례를 깬 것이 아니라 악습을 깬 것이라고 했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대법원장이 대법관 임명제청권을 행사하기 전에 대통령과 사전에 소통하고 조율하는 것이야말로 사법부 독립을 훼손하는 악습으로 이런 잘못된 관례야말로 깨는 게 맞지 않겠는가.


따라서 민주당이 관례를 깼다는 이유로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을 거론하는 건 억지다.


민주당 국회의원들도 바보가 아닌 그걸 모를 리 없다.


그런데도 무리하게 ‘조희대 탄핵’을 거론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조 대법원장을 겁박해 사법부를 장악하고 그 힘을 바탕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범죄 흔적을 지우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이지만 언젠가는 재판을 받아야 하는 피고인 신분이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현재 5개 사건에 대한 재판을 받다가 진행 정지된 상태다. 5개 재판 모두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을 규정한 헌법 제84조에 근거해 정지했기 때문에, 퇴임하면 재판이 재개될 수밖에 없다. 그 가운데는 대북송금 의혹 등 유죄가 확정될 경우 징역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큰 중범죄 의혹도 있다. 한마디로 청와대 정문을 나선 후 집으로 가는 대신 교도소로 가게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걸 막기 위해 조희대 대법원장을 무력화하려는 것이라는 의심은 합리적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청와대의 뜻에 따라 대법원장 탄핵에 손을 댄다면 이는 삼권분립 파괴의 마지막 금기를 무너뜨리는 것으로 국민적 저항이 따를 것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대법원장 탄핵, 한 번 시도해 보라"며 "국민이 반드시 이 정권을 탄핵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은 그런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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