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정권의 개헌 논의 자체를 반대한다

시민일보 / [email protected] / 기사승인 : 2026-08-17 10:3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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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나는 개헌론자다.


극단적인 갈등을 부추기는 낡은 87년 체제를 이제는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다.


6공화국 출범 이후 역대 대통령이 대부분 구속되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등 불행한 운명을 맞이한 것은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로운 7공화국 시대를 열어야 한다.


그러나 개헌을 추진하는 세력이 이재명 정권이라면 반대다.


취임 직후부터 자신의 범죄 흔적을 지우기 위해 ‘공소취소’에 매달리던 피고인 신분이 대통령으로 재임하는 정권에서 개헌을 추진한다면 그 의도가 무엇인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단축을 포함한 개헌안을 직접 언급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임기는 4년 중임 또는 4년 연임제로 변경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결국은 본인 장기집권으로 가기 위한 빌드업"이라며 "4년 중임제로 가겠다는 건 5년짜리 대통령을 8년 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임은 없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라"고 촉구했다.


김태호 의원도 “이 대통령께서 연임 불추진을 명확히 밝히면 야당도 개헌 논의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라고 적었다.


윤상현 의원 역시 "4년 중임제로 개헌하더라도 이 대통령 본인에게 적용될 수 없다는 점부터 대통령이 명확히 밝혀 불필요한 논란을 차단해야 한다"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대통령과 민주당이 '연임은 절대 없다. 공소취소도 절대 없다. 임기 중 대통령의 책무를 다하고 임기 후 국법에 따라 재판받겠다'는 약속만 한다면 야당도 개헌 논의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했다.


장동혁 대표부터 김태호ㆍ윤상현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까지 모두가 이재명 대통령이 ‘연임은 없다’라고 선언하면 개헌 논의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다.


그것이야말로 이재명 대통령 발(發) 개헌 프레임 늪으로 빠져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말했다가 강성 지지층의 반발을 사자 “존경한다고 했더니 진짜인 줄 알더라”라고 말했던 사람이다. 세금으로 집값을 잡는 정책은 안 한다고 했지만, 하루아침에 말을 바꾼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 사람이 ‘연임을 안 한다’고 백번 선언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나중에 “연임 안 한다니까 진짜인 줄 알았느냐?”라며 연임을 추진하고도 남을 사람이다.


특히 개헌 논의는 모든 정치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다.


지금 이재명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선관위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부동산 공급 부족 사태, 주가 폭락사태 등으로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부정평가가 오차범위 밖에서 우세한 여론조사 결과도 잇따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개헌안을 던진 것은 국민의 시선을 그쪽으로 몰아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술책에 불과하다.


설사 ‘연임’이 불발되더라도 정치권이 개헌 문제에 함몰된 동안에 선관위의 개혁은 물 건너갈 것이고 서민들은 부동산 문제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게 될 것이다.


개헌보다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게 더 시급하다.


특히 대통령이 피고인 신분으로 남아 있는 한 개헌 추진은 안 된다.


개헌을 추진하고 싶다면 먼저 피고인 신분에서 벗어나야 한다. 중단된 재판을 재개하고 법원의 심판을 받은 후 무죄 판결이 나면 그때 개헌을 추진해도 늦지 않다. 그렇지 않고 지금 개헌을 추진하겠다면 자신의 사법리스크를 없애는 방향으로 개헌을 추진할 것이란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국민의힘 일각에서 “연임은 없다”라는 선언을 조건부로 개헌 논의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으니 걱정이다.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위해선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범여권이 전원 찬성할 경우 국민의힘 109명 의원 가운데 10명 정도만 동조하면 가능하다. 이 대통령의 ‘연임은 없다’라는 거짓말에 속아 개헌 논의에 나서는 자가 있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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