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집회사건 다시 심리해야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공공질서를 해치지 않았다면 미신고 옥외집회라도 무조건 해산명령을 내릴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내려졌다.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사전 신고 없이 용산참사 규탄 집회를 열고 해산명령에 불응한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이수호(64) 전 서울시교육감 후보와 이강실(54·여) 진보연대 상임대표 등 4명에게 각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집회 허가제를 금지한 헌법정신과 사전신고제의 취지 등을 종합하면 집회신고가 '허가'를 구하는 신청으로 변질돼서는 안된다"며 "신고하지 않은 집회라는 이유로 개최할 수 없는 집회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미신고 집회라도 타인과 공공질서에 직접적인 위험을 가져오는 경우에만 해산명령을 할 수 있고 그 불응자를 처벌할 수 있다고 봐야한다"며 "이같은 경우에 해당하는지 심리하지 않은 채 유죄로 판단한 원심은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옥외집회 등이 평화롭게 이뤄지고, 나타내고자 하는 의견이 정당한 것이라고 해도 신고 의무가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며 미신고 집회를 개최한 혐의에 대해서는 원심과 같이 유죄로 인정했다.
이 전 후보 등은 2009년 10월26일 서울 중구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사전에 신고하지 않은 채 용산참사 사건을 규탄하는 연좌 농성을 벌이고 경찰의 해산명령을 거부한 혐의로 기소됐다.
1·2심은 "해당 집회는 외형상 기자회견일 뿐 용산 철거와 관련해 정부의 태도를 비판하는 옥외집회라고 봐야하고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경찰의 해산명령에 불응했다"며 각각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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