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유언장에 날인을 요구하는 것은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고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고 있다”며 “사문서에 있어서 도장은 의사표시의 진정성을 확보하고 문서의 작성자를 징표하는 기능을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위헌결정을 내린 김종대 재판관은 “오늘날 타인이 도장을 사용하거나, 위조가능성이 커져 서명만으로 처리하는 경향이 확대되고 있다”며 “자필 유언장에 날인까지 요구하는 것은 최소침해성의 원칙 등에 위배된다”는 의견을 냈다.
이 사건은 사회사업가인 김 모씨가 사망하기 전 우리은행에 맡겨 놓은 123억원의 예금과 “전 재산을 연세대에 기부한다”는 자필 유언장이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유언장에는 ‘본인 유고시 본인 명의의 전 재산을 연세대에 한국 사회사업 발전기금으로 기부한다’는 전문과 연월일(1997년 3월8일) 등이 자필로 쓰여 있었지만 손도장이나 날인은 없었다.
유족은 은행 측에 유산 반환을 요구했지만 은행 측이 이를 거부하자 결국 2003년 12월 은행을 상대로 예금반환 청구소송을 냈고, 연세대는 유언장을 근거로 유산이 학교 재산이라며 소송에 뛰어들었다.
이 소송에서 1, 2심 재판부와 대법원 모두 “날인 없는 유언장은 무효”라며 유족의 손을 들어주자, 연세대는 “유언장엔 반드시 날인해야 한다’고 규정한 민법 조항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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