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국세기본법 원칙에따라 협조할 수 없다
삼성그룹 3대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국세청에 수 차례 자료 제출을 요청했지만 협조를 얻어내지 못하고 있어 특검과 국세청의 신경전이 갈수록 팽팽해지고 있다.
특검 관계자는 13일 국세청이 삼성 임직원들의 과세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해 “아직까지는 국세청에 대한 압수수색 계획은 없지만 향후 필요할 경우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할 수도 있다”고 압박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국세청에 차명계좌 수사 협조를 요청한 것과 관련해 ‘민감한 부분’이 있다”며 국세청의 협조를 얻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내비쳤다.
특검팀은 이날도 국세청에 자료의 필요성을 소명해 정상적으로 받아내는 방법을 추진하고 있다는 입장을 되풀이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자료제출 요청에 불응한 기관장을 징계할 수 있다’고 명시된 특검법 조항에 따라 강경 대응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감찰본부도 국세청으로부터 자료 협조를 거부당한 바 있으나 특검은 특본과는 달리 법적으로 대응할 근거가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삼성특검법 제6조 제3항에는 ‘특별검사는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필요한 경우 관계 기관의 장에게 사건과 관련된 사건의 수사기록 및 증거 등 자료의 제출을 요청할 수 있다’고 돼 있으며 제6조 제5항에는 ‘요청을 받은 관계 기관의 장은 반드시 이에 응하여야 한다. 불응할 경우 특별검사는 관계 기관의 장에 대한 징계절차를 요청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특검팀은 지난 1일 국세청으로부터 “단순히 수사의 필요를 위해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과세 정보의 공개를 금지한 국세기본법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사실상 ‘협조 거부’ 통보를 받아 심기가 불편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국세청은 이날까지도 “국세기본법에 따른다는 기본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의 수사대상인 ‘e 삼성’ 고발사건과 관련해 참고인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e삼성 고발사건은 2001년 이재용 전무가 대주주인 ‘e삼성’, ‘e삼성인터내셔널’, ‘가치네트’, ‘시큐아이닷컴’ 등 4개 인터넷 사업체의 경영이 악화되자 제일기획과 삼성SDI 등 삼성그룹 9개 계열사가 이 전무의 주식을 매입해 준 것으로, 2005년 10월 참여연대가 제일기획 등 계열사 임원을 배임죄로 고발한 사건이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인터넷 사업체 설립 과정에 관여한 전직 대표이사 1명을 소환해 이 전무가 경영권을 장악할 수 있도록 그룹차원의 불법 행위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특검팀이 e삼성 사건과 관련해 참고인 소환 조사를 벌인 것은 지난 4일 전 e삼성 대표이사였던 신응환 삼성카드 전무에 이어 두 번째다.
이와 함께 특검팀은 전날 금융감독원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에스원의 주가 급등 내부자 거래 관련 자료, 삼성 계열사 5%이상 지분을 가진 주요 주주들의 대량 보유 현황보고, 임원의 소유주식 현황과 증권계좌 증빙서류 등에 대한 분석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특검 관계자는 “비자금 및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관련해 소환해야 할 피의자들이 많은데 당사자들이 출석을 미루고 있어 수사에 애로가 있다”며 삼성 측에 대한 불만을 재차 표시하기도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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