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보상·판결에 불만 많아”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02-12 20: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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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잿더미로 만든 방화용의자 범행 자백 종묘 방화-열차등 대중교통 테러 한때 고려
2년전 창경궁 문정전도 불 질러 ‘집유’ 선고



국보 1호 숭례문 화재사건의 방화용의자 채 모(69)씨는 자신의 주거지 보상 문제 등에 불만을 품고 미리 준비한 1.5ℓ페트병에 담긴 시너를 바닥에 뿌린뒤 일회용 라이터로 불을 붙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12일 오전 브리핑을 열고 “용의자 채씨를 오전에 압송해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채씨는 10일 오후 8시45분께 숭례문 서쪽 비탈로 올라가 접이식 알루미늄 사다리를 이용해 건물 안으로 침입해 2층 누각으로 올라가 1.5ℓ페트병에 담아 온 시너를 바닥에 뿌리고 일회용 라이터로 불을 붙여 1, 2층을 전소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채씨가 지난 1997년부터 1998년까지 경기 고양시 자신이 소유한 주거지가 재건축되는 과정에서 시공회사측으로부터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했고, 2006년 창경궁 문정전 방화사건 추징금(1300만원)을 선고받는 등 억울한 처분을 받아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경찰조사에서 채씨는 “보상문제와 창경궁 문정전 방화 사건으로 추징금을 선고받은데 대해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이에 앞서 채씨는 2006년 4월 창경궁 문정전에 불을 질러 천장 등을 그을리게 만들어 4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낸 뒤 문화재보호법 위반으로 징역 1년6개월, 집행유예 2년 등을 선고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또 채씨가 지난해 7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숭례문을 사전답사하는 등 치밀한 사전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채씨가 2006년 창경궁을 방화한 이후에 지난해 남대문에 대해 방화를 결심하고 2차례에 걸쳐 사전답사를 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채씨가 전날 경찰과 소방 당국 등의 합동 현장감식에서 발견된 접이식 사다리 중 1개에 대해 “내가 사용한 것이 맞다”고 인정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채씨 주거지 등에서 압수한 회색 점퍼, 검은색 바지, 운동화, 가죽장갑, 사용하고 남은 시너 6ℓ 등 증거물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정밀 감식을 의뢰할 예정이며 공범 여부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한편 채씨는 이날 오전 9시30분께 남대문경찰서에 이송돼 조사를 받고 있으며 범행동기 등 기자들의 질문에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라는 말을 남기고 진술녹화실로 들어갔다.

경찰은 문화재 관련 방화 전과자 등을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수사하는 과정에서 채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11일 오후 7시40분께 인천 강화도 화점면의 채씨 전처의 집으로 수사팀을 급파, 채씨를 연행했다.

한편 채씨는 열차 등 대중 교통수단을 대상으로 한 테러도 고려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합동수사본부는 12일 오전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브리핑을 열고 “채씨가 열차 전복 등 대중교통수단을 대상으로 한 테러도 고려했었다”며 “인명 피해를 우려해 포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채씨가 숭례문을 방화 대상으로 삼은 이유에 대해 불을 질러도 인명 피해 우려가 없고 접근이 쉬웠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채씨는 서울 종묘를 범행 대상으로 고려했지만 낮에는 사람이 많아 큰 피해가 우려되고, 밤에는 외부인 출입이 어렵다는 이유로 숭례문을 선택했다.

이후 채씨는 지난해 7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사전답사를 하는 등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해왔다.

남현우 서울경찰청 형사과장은 “채씨는 원래 다른 문화재를 노렸는데 다른 곳은 경비 시스템이 잘돼 있어 생각을 접었다”며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교통시설도 생각했지만 인명 피해가 클 것 같아 포기하고 접근이 용이한 숭례문을 골랐다”고 설명했다.

한편 채씨는 지난 2006년 4월 창경궁 문정전에 불을 질러 천장 등을 그을리게 만들어 4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낸 뒤 문화재보호법 위반으로 징역 1년6개월, 집행유예 2년 등을 선고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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