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의 정시모집이 끝나는 1월 말이면 으레 논술학원의 수요가 줄어들기 마련이라지만 이번에는 예년 겨울방학과 비교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그래도 연중 꾸준히 학생들이 있었던 것과 달리 논술학원 분위기는 썰렁했고, 일부 학원은 아예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대학 자율화 방안과 논술고사 폐지 움직임이 일자 논술학원에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문의전화가 하루에도 수십통씩 걸려오고 있다. 벌써부터 입시학원 쪽으로 발길을 돌리는 학생들도 있다.
방학을 맞아 논술학원을 다니고 있는 이 모(17)군은 “논술고사 폐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마당에 논술학원을 다닌다는 것이 우습다”며 “친구들 중에는 벌써 그만둔 친구도 있고 조만간 그만둘 것”이라고 말했다.
수능등급제 시행으로 변별력 확보에 나선 대학들이 논술 비중을 높이면서 논술시장이 호황을 누렸는데 불과 일년 만에 새로운 대입제도가 찬물을 끼얹었다는 것이 논술학원가의 반응이다.
대치동 일대에 있는 수십군데의 논술학원 중 입시학원을 병행하는 경우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 논술만 전문으로 하는 10여 곳의 학원들은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다.
대치동의 한 논술학원 원장은 “인수위 발표 이후 논술학원가가 술렁이기 시작하더니 벌써부터 학원을 그만두는 학생들이 생겨나고 있다”며 “논술고사 폐지 대학이 늘수록 문을 닫는 학원들이 속출할 것”이라고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반면 대학마다 논술고사 폐지가 거론되자 업종변경을 추진하거나 차별화를 꾀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는 논술학원들도 있다.
여상진수리논술연구소 김종범 상당실장은 “논술이 폐지되면 국·영·수 등 핵심 과목을 가르쳐서는 대형 입시학원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며 “면접 준비반을 개설하거나 수시논술을 강화하는 등 차별화를 둘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입시학원과 논술학원을 병행해오던 학원들은 논술수업에 대한 비중을 줄이고 수능에 집중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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