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응시생들 대혼란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01-20 17:2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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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정부 부처 통폐합에 7000여명 감축 발표 수험생들 신규채용 축소우려 연일 뉴스 촉각



“이젠 낙타가 아니라 코끼리가 바늘구멍을 뚫는 심정입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정부 부처 통폐합과 함께 공무원 7000여명을 감축하겠다고 발표한뒤 공무원 수험가가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아직 세부 개편 사항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정직한 실력’으로 판가름 나는 공무원 시험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수험생들로서는 당장 1~2년 뒤를 기약할 수 없는 처지에 내몰리자 당황하는 표정들이 역력하다.

일단 올해 신규채용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인수위의 발표에도 불구, 수험생들은 공무원 감축이 신규채용 축소로 이어질 것이란 의구심을 떨치지 못한 채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처통폐합→신규선발 축소’ 예고된 수순?

7급 기술고시를 준비 중인 나 모(25·여)씨는 “정부부처 통폐합으로 신규채용 정원이 줄어든다고 해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포기하고 진로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만큼 공무원이 될 기회가 줄어드는 것은 아닌지 솔직히 걱정이 앞선다”고 우려했다.

교육공학을 전공하는 대학생 정 모(27)씨는 “업무가 겹치거나 비효율적인 부처의 인력을 줄이는 것은 찬성하지만 공무원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인원감축 소식은 충격이나 다름없다”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보건복지부에서 일하고 싶다는 행정고시 준비생 전 모(27)씨는 “공무원 조직이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정부 부처 통폐합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이라면서도 “국가 행정부문에 문제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이 정도 수의 공무원들이 버티기 때문에 이 만큼의 행정업무를 처리를 하는 것”이라며 공무원 감축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중소기업을 다니다 그만두고 공기업 시험을 준비 중인 한 모(31·양천구 신월동)씨는 “공무원 수를 줄이면 그 인력이 산하기관으로 낙하산 임용될 것이고 신규 채용 규모는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인수위가 행정을 개편하겠다면서 공청회조차 계획하지 않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볼멘소리를 냈다.

이에 대해 서강현 남부행정고시학원 상담부장은 “정부 부처 통폐합에 따라 현재 공무원 수가 줄어들지, 앞으로 공무원을 뽑는 수가 줄어들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기다려 봐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공무원을 적게 뽑아 당황하거나 부처 통폐합으로 목표하던 부처에 갈 수 없어 실망하는 학생들은 있겠지만 공무원 시험을 포기하겠다는 학생은 아직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분초 다투는 수험가.. 연일 뉴스에만 ‘촉각’

18일 낮 12시30분. 서울 노량진 일대 고시학원에서 수험생들이 쏟아져 나왔다. 거리를 가득 메운 그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식당으로 가는 발걸음을 재촉하는가 하면 노점에서 토스트나 떡볶이로 간단하게 점심을 때우기도 했다. 곳곳에 고시학원 홍보물들이 넘쳐났고 대형학원은 수강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인생의 목적이 오로지 공무원’이라는 이들이 모여 있는 노량진 수험가는 한겨울에도 열기가 식을 줄 몰랐다.

노량진의 3대 고시학원중 하나인 A고시학원 건물 1층엔 다음달 학원 개강을 앞두고 수강등록을 하려는 수험생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다. 공무원 감축에 대한 인수위 발표가 나온데다 신규 채용 감소가 예상되자 혼란스럽고 조바심이 난 수험생들이 학원으로 몰려와 정보가 될 만한 것들을 귀동냥하는 분위기다.

이 학원에서 가장 규모가 큰 3층 A강의실을 찾았다. 한번에 55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수업 시작 40분 전인 1시부터 먼저 도착한 순서대로 강의실에 들어가는 수험생들의 얼굴에서 비장함이 묻어났다. 한 수험생은 “올해 치러지는 7, 9급 시험은 차기 정부정책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 같다”고 짧게 말한 뒤 서둘러 자리를 잡고 책을 폈다.

1시40분이 되자 다소 어수선했던 강의실이 일순 조용해졌다. 수험생들은 진지한 모습으로 수업에 열중했다. 인수위의 후속 발표가 가져올지도 모를 후폭풍을 염두에 둔 탓인지 수험생들에게서 긴장하는 표정이 읽혔다. 모두들 강사의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였고, A강의실에 들어가지 못한 수험생들은 옆 강의실에 설치된 비디오 모니터로 강의에 집중했다.

한국고시학원 관계자는 “부처를 통폐합해도 공무원은 감축하지 않겠다는 당선자와 인수위의 말을 100% 믿을 순 없지만 수험생들이 지레 겁을 먹거나 당황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나중에 공무원 수를 줄이는 방안에 대한 확정안이 나오면 그때 가서 대비를 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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