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팀은 14∼15일 이 회장의 개인 집무실인 승지원과 이학수 전략기획실장, 김인주 사장 등 핵심 임원의 자택, 본사에 위치한 이재용 상무의 집무실까지 싹쓸이 수색 작업을 벌였지만 확보한 압수물은 노트북 가방, 서류 상자와 봉투 등에 그쳤다.
특히 서울 태평로에 위치한 삼성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치고 나온 수사관들의 손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김용철 변호사가 비자금 조성 및 로비 의혹의 핵심 장소로 주장한 ‘비밀금고’도 결국 발견되지 않았다.
특검 관계자는 16일 “김 변호사가 본관 27층에 비자금을 관리하는 비밀금고가 있다고 주장해 상당히 치밀하게 확인했으나 현재로서는 확인이 안 되고 있다”면서도 “사무실 구조 및 배치가 변경돼 과거와는 많이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비밀금고의 실체는 ‘미스터리’가 됐다.
특검이 수사 시작 단계부터 수사의 성역으로 여겨지던 이 회장을 정조준해 기선 제압에는 성공했지만 ‘소리만 요란하고 실속은 없었던 압수수색’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는 특검 수사팀도 예상한 일이었다.
압수수색이 김용철 변호사가 비자금 등의 의혹을 제기한 지 두달 이상 지나 이뤄진 것이어서 삼성 측도 그동안 관련 서류정리 등 충분한 준비를 했기 때문이다.
조준웅 특검도 이번 압수수색에서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을 입증할 결정적인 물증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조 특검은 이날 출근길에 “일단 압수물 분석에 주력하겠다”며 압수수색에 별다른 소득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초조해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특검 관계자도 이날 “이번 수사에서 한 두 번의 압수수색만으로 증거물을 확보하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면서 압수수색 성과에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따라 특검은 먼저 수사한 검찰 특본으로부터 넘겨받은 1000여개 차명 의심계좌에 대한 계좌추적을 ‘승부처’로 보고 차명계좌를 골라내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특검은 전·현직 임원 150여명의 명의로 개설된 차명 의심계좌들뿐만 아니라 연결계좌에 대해서도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비자금의 출처 및 용처를 따지는 데 속도를 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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