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감청’ 임동원·신건씨 유죄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12-20 18: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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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묵인·방관 인정된다” 징역 3년에 집유 4년 서울고법 형사10부(수석부장판사 이재홍)는 20일 불법 감청을 지시한 혐의(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로 기소된 임동원·신건 전 국정원장에 대해 각각 징역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불법감청으로 수집된 통신첩보보고서를 받았고 이를 열람해 첩보내용이 적법한 절차에 의한 감청결과물이 아니라 불법적 결과물임을 알 수 있었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또한 “이 사건 범죄는 국가 정보기관이 조직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불법감청을 함으로써 헌법상 보장된 통신의 비밀과 자유, 개인의 사생활과 프라이버시를 침해한 것으로 사안이 중하며, 국정원의 최고책임자인 피고인이 이를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고 용인한 점에서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국가정보원의 불법감청행위에 대해 엄정한 처벌을 내려 국가기관에 의한 불법도청이 재발하지 않도록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점 등을 착안하면 피고인들을 엄벌에 처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피고인들이 불법감청행위를 묵인하거나 방관해 소극적 관여에 그친 점, 실제 감청업무를 지휘·조종한 부서장과 실무자들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거나 형사입건조차 되지 않아 피고인들이 형평상 부당한 처분을 받은 측면이 있는 점 등이 인정된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처음 국정원장으로 부임했을 때도 관행적으로 불법 도청이 지속돼왔고 불법도청이라는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국정원직원들의 운명, 기타 파급효과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던 피고인들의 인간적 고뇌를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재판부는 검찰측이 ‘안기부 X파일’ 사건과 관련해 국가정보원장의 허가 없이는 전·현직 국정원 직원이 법정 증언을 하지 못하도록 한 국가정보원직원법 제17조에 대해 신청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기각했다.

앞서 감찰은 2심에 이르러 증인으로 신청했던 국정원 전·현직 직원 4명에 대해 국정원장이 잇달아 증언을 불허하면서 재판이 답보상태에 빠지자 국정원직원법 17조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

국정원법 17조는 국정원 전·현직 직원이 법정 증언할 경우 국정원장의 사전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정원장의 허가없이 증언할 경우에는 10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게 된다.

임씨와 신씨는 각각 1999년12월~2001년3월, 2001년3월~2003년4월 국정원장으로 있으면서 감청 부서 8국이 주요 인사들의 휴대전화를 상시적으로 불법 감청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1심에서 징역3년에 집행유예 4년씩을 선고받았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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