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으로 교원자격도 없고 비정규직 노동자 신분
지난달 말 서울대학교 자연대학에서 당초 모든 교수들의 강의 현장을 녹화, 평가해 인사고과에 반영하겠다고 했다가 시간강사에게만 이를 적용하기로 해 논란이 일었다.
강의의 질을 높여 교수 스스로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취지였지만 일선 교수들의 거센 반발로 전임 교원은 제외된 것이다. 시간강사들이 겪는 차별의 한 단면이다.
뿐만 아니라 시간강사는 법적으로 전임교원 자격을 부여받지 못한 비정규직 노동자 신분이다 보니 여러가지 차별을 겪고 있다.
이때문에 한국 비정규교수 노동조합은 지난 9월부터 무려 94일 동안 국회 앞에서 대학 시간강사와 교원지위 회복을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고등교육법 “시간강사, 교직원 아니다”
현행법상 시간강사는 ‘교육과정의 운영상 필요한 자’로 교원 외 교육 또는 연구를 담당하는 자로 명시돼 있으며 교직원에서는 제외돼 있다.
1977년 제정된 고등교육법 제2장 제14조는 교직원의 종류를 총장과 학장, 교수, 부교수, 조교수 및 전임강사로 제한하고 있다.
이는 교수자격기준 등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제1조와 교원의 지위·신분를 규정한 ‘교육공무원법’, 교육공무원법을 준용하는 사립학교법도 마찬가지.
지난달 발표된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겸임·초빙·시간강사 등 비전임 교원은 전체 교원(7만957명)의 64.5%에 달하는 13만4051명에 이른다.
이중 시간강사는 7만~8만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무늬만 교수’…월급 100만원 안되기도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에 따르면 시간강사가 받는 시급은 대체로 3만원. 매 주 6시간을 강의하고 최저임금 수준인 월급 72만원을 받는다.
사회보험 혜택은 이들에게 먼 얘기다. 실제 지난해 기준 사립대 113개 중 산재보험에 가입한 학교는 47곳, 고용보험은 27곳에 불과하다.
국공립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전체 42개 학교 중 34곳만이 산재·고용보험을 가입해 줬다.
근무환경에 있어서도 임금은 물론, 강의실·휴게실·연구공간·도서관 및 기자재 이용 등에서 불합리한 차별을 받고 있다.
◇고등교육법 개정안..언제까지 국회 계류만?
일부 국회의원들은 시간강사 및 비정규직 교수를 교원으로 분류하자는 내용을 담은 고등교육법안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지난 5월에는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이, 지난해에는 우리당 이상민 의원이, 2004년에는 민주노동당 최순형 의원 등이 시간강사의 지위확보를 위한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주호 의원 등은 “시간강사들은 비록 강의실에서 교수님으로 불릴지 몰라도 강의실 밖에서는 계절적 일용 잡급직 취급을 받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며 개정안 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들은 이어 “시간강사의 교원 지위 부여 및 처우개선 등을 위한 경비의 일부를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해야 한다”며 국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교원법적지위쟁취특별위원회 김동애 위원장은 “시간강사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 대우를 개선하자는 논의가 조금씩 진행되고 있지만 바뀐 것은 별로 없다”고 토로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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