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등급제는 당초에 수능의 영향력을 낮추고 학생부의 역할을 높여 공교육을 정상화하겠다는 취지에서 도입됐지만 학별로 비슷한 등급의 학생들이 같은 학교에 몰리기 때문에 대학별고사의 영향력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실제로 고려대가 발표한 지난해 합격자 논술 평균점수는 100점 만점에 97~95점으로 90점 이상의 기본점수를 부여했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 수치가 올해 그대로 적용된다고 가정하면 논술이 10점의 변별력을 가지는 것이다. 비슷한 등급의 학생들이 경쟁하는 것을 감안하면 10점의 변별력은 엄청난 수치다.
서울대도 내신과 수능으로 1차 합격생을 뽑고, 2차에서는 1차 전형요소를 ‘제로베이스화’하고 논술과 구술만으로 선발해 한층 논술의 영향력을 높였다.
비타에듀 오장수 박사는 “반영점수 자체는 크지 않더라도 수능과 학생부에 비해 논술의 영향력이 훨씬 커졌다고 볼 수 있다”며 “상위권 대학일수록 이런 경향이 심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일부 논술학원은 ‘대기자 명단’이 등장할 정도로 학생들이 몰려 ‘호황’을 맞고 있다.
강남일대 논술강의는 회당 5만∼8만원씩, 한 주에 50만∼100만원짜리 강의가 대부분이고 일부업체에는 한시간에 15만원짜리 강의까지 등장했다.
심지어 수강료가 300만원이나 되는 ‘긴급 수시모집반’도 열리고 있다.
비교적 저렴한 논술 강의를 2주간 듣는다고 해도 100만∼200만원이 들고, 고액논술을 선택한 학생들은 수백만원에 이르는 논술학원비를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A논술학원 관계자는 이와관련, “정시 논술반 개강을 앞두고 등록 문의가 많아졌다”면서 “그 어느해보다 논술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비싼 강의도 마감률이 높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렇게 고액으로 진행되는 논술학원 강의를 원하는 대학에 합격할수 있는 ‘보증수표’로 볼수 있을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부도수표’일 가능성이 높다.
이미 15만원짜리 강의를 수강해본 학생은 “지문을 주고 등장하는 인물의 사상, 성격 연도 등을 달달 외우는 식으로 강의한다”면서 “논술이 대단히 중요할 것 같아서 수강했지만 기대 이하였다”고 토로했다.
강남 A논술학원에 다니는 한 고3 수험생은 “상위권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원 논술 강의를 듣고 있다”면서 “논술에 대학 당락이 달려 있다고 하니 수강료가 비싸도 어쩔 수 있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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