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씨는 2001년 10월 K운수에 입사해 농어촌버스운전기사로 근무하면서 평균 9시간 정도 운행했고, 휴무 전 3일 동안 오전 6시출근해 9시에 퇴근하며 매일 약 400㎞ 남짓한 거리를 달렸다.
이씨는 그러나 휴무 첫째날 밤 갑자기 구토를 시작했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뇌출혈로 숨졌다.
이씨의 유족은 “좁고 고정된 좌석에 장시간 앉아 운행하면서 만성적인 육체피로가 누적됐고, 낮 최고기온이 34
도에 이르는 무더위 속에서도 에어컨이 고장난 노후한 차량을 12일 연속 몰았다”며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다.
근로복지공단은 그러나 “재해 당시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고, 만성과로나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유족들의 청구를 거부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의환)는 이씨의 유족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된다”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등 부지급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버스운전기사는 정신적 긴장과 집중을 유지해야 하는 강도 높은 노동이고, 이씨가 노후한 차량에서 월 286~300시간 정도로 운행을 해 장시간 노동으로 과로가 누적됐다고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씨가 평소 건강상의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볼 때 육체적, 정신적으로 과중한 버스운전 업무를 장기간 수행하면서 누적된 피로와 스트레스가 뇌출혈의 원인이 돼 숨졌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과로 및 스트레스에 따른 뇌출혈로 인한 재해의 경우 그 재해가 발생할 당시 업무수행중이 아니었다 해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있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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