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티켓 웃돈 붙여 되팔아… 단속 뒷전
‘표 있어요, 싸게 드립니다.’
지난 21일 오후 7시께 2007 FIFA 세계 청소년 월드컵축구대회 한국의 2차 예선전이 열린 경기 수원종합운동장.
코스타리카와의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 사이로 암표상들이 극성이다.
모자를 눌러쓴 한 30대 남성은 아예 큰 소리로 “3000원만 주세요. 그냥 드리는 겁니다. 바로 들어갈 수 있어요”라며 20대 중반 남성 3명에게 표를 전달한 뒤 당당하게 현금을 받아 챙겼다.
이날 경기장 입구서 이처럼 호객행위를 하고 있는 암표상들만 줄잡아 30~40명에 달했다.
이들은 수원시가 각 구청과 동사무소에서 판매한 2000원짜리 할인티켓을 수십장씩 구매해 와 웃돈을 붙여 팔고 있었다.
관중동원에 눈이 먼 관공서가 암표상들만 들쑤셔 놓은 것.
특히 만원을 이룬 지난 18일 한국의 1차 예선전인 페루전과 달리 경기장이 의외로 한산, 암표상들의 경쟁도 치열했다.
이 때문에 표를 찾는 관중이라도 나타나면 서로 먼저 팔겠다며 격렬한 몸싸움까지 심심치 않게 벌였다.
한 암표상은 “지난번 경기처럼 매진이 될 줄 알고 너나 할 것 없이 2000원하는 단체표를 구입해 1만원에 팔려고 했는데 오늘은 매진은 커녕 구입한 표도 다 팔지 못하게 생겼으니 서로들 싸우고 난리”라고 말했다.
또 다른 암표상도 “구청에서 단체표를 2000원씩 주고 구매했는데, 시에서 각 동마다 관광버스까지 대절해주고 표도 싸게 파는 바람에 경기장에서 파는 현장표도 남아버렸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를 단속해야 할 수원시 공무원들과 진행요원들은 암표상들과 오히려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등 구경꾼에 불과했다.
이런 광경을 바라보던 한 시민이 진행요원들에게 “여기 암표 파는데 단속안해요”라고 소리치자 그제서야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라며 말리는 시늉뿐이었다.
경기장을 찾은 박 모(38)씨는 “이런 국제대회에서도 암표상이 활개를 치는데 단속을 안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국제대회인 만큼 많은 외국인들이 경기장을 찾고 있는데 창피한 일이다”라고 인상을 찌푸렸다.
한 진행요원은 “암표상이 있는 줄은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막상 단속을 하면 자신들 ‘가족들이 다 오기로 해서 기다리고 있다’라며 발뺌해 단속하기에 어려움이 많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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