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진씨는 “영화를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으슬으슬 몸이 춥더니 급기야 두통에 어지럼증까지 생겨 더위 피하러 영화 보러 갔다가 오히려 병을 얻고 왔다”고 하소연한다.
드디어 한 여름의 열대야가 시작됐다. 이렇게 찌는 듯한 더위가 찾아올 때면 우리의 발길이 자연스레 향하는 곳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극장,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극장 안은 시원함을 넘어 춥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싸늘하다.
여름철 실내 적정온도는 26~28℃, 최근 에너지시민연대 등 전국 18개 시민단체들이 8개 중소도시 공공장소 1115곳의 실내 냉방 온도를 조사한 결과, 실내온도 23.8℃를 보인 극장이 적정온도를 지키지 않는 것으로 조사돼, 냉방병과 감기를 부추기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다.
실제로 건국대병원 가정의학과 최재경 교수는 “병원을 찾는 환자들 중에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난 다음 냉방병에 걸려 오시는 분들이 종종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CGV를 비롯한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극장업체에서는 “극장내 실내 온도는 대략 24~25℃로 맞추고 있어 냉방병에 걸릴 이유가 없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더욱이 한 극장 관계자는 “각 극장 지점의 관리시설에서 에어컨 온도를 24℃로 유지하도록 자동화 시켜놓고, 관람객 수가 많거나 적으면 자체적으로 온도를 조절해 극장내 실내 온도에 무단히 신경 쓰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전문의들은 “사람마다, 극장마다 각각의 차이가 있지만, 극장의 실내온도를 춥다고 느끼고 몸이 상해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극장내 실내온도가 우리 몸에 좋다고는 할 수 없다”고 말한다.
냉방병은 실내와 실외의 온도 차가 스트레스가 되어 발생하는 것이다. 제일병원 가정의학과 오한진 교수는 “지나친 냉방으로 인한 급격한 온도 변화는 인체의 자율신경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며 “심각해지면 소화가 안됨은 물론 무기력감, 두통, 피로가 올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 요즘같이 더운 여름이면 극장에서는 새벽까지 심야영화상영을 하는데 이도 자율신경계에 문제가 돼 집중이 잘 안 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더불어 수면장애를 일으켜 다음 날 직장에서 일을 할 경우 일의 효율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고, 위험도가 높은 곳에서 일을 하는 사람은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와 함께 오 교수는 “흔히 영화를 보면서 차가운 음료를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낮은 기온에서 이렇게 찬 음료를 먹는 것은 몸에 스트레스로 작용해 위장기능에 문제를 불러 올 수 있다”고 말한다.
한편 전문의들은 “극장에서 야기될 수 있는 냉방병을 막기 위해서는 얇은 긴팔 옷을 가지고 다니는 게 좋고, 미지근한 물을 미리 준비해 영화를 보는 도중 목이 따끔하거나 춥다고 느껴질 때 마셔주면 효과가 있고, 특히 식사를 하고 극장에 가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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