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CB’ 항소심도 유죄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5-29 19:5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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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저가 발행 후 이재용에 넘긴 것은 배임” ‘에버랜드 전환사채(CB)’를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발행해 제3자인 이재용씨에게 넘긴 것은 임무에 위배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조희대)는 29일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발행을 공모해 회사에 수백억원대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된 허태학, 박노빈 전·현직 에버랜드 대표이사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허씨와 박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30억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1996년 10월 이사회에서 CB 발행을 의결했다’는 피고인들의 주장과 달리, 당시 17명이었던 이사 중 9명만 참석해 의결정족수가 미달된 상태에서 진행된 이사회이므로 그 결의 자체가 무효”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전문경영인에 불과한 피고인들이 특정인에게 지배권을 넘기려고 CB를 발행한 것은 회사에 대한 배임 행위”라며 “만약 피고인들이 에버랜드의 1대 주주였다면 이렇게 낮은 가격에 CB를 넘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에버랜드 주식의 적정 가격에 대해 “1995년 삼성물산과 삼성건설이 합병하면서 1주당 1만4250원에 인수한 것이 이 사건 CB발행 시점과 가장 근접하며, 합병 계약시 적정 주식 가격을 책정하는 것을 고려해 당시 시가로 받아들인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에버랜드의 주식 1주당 적정 가격은 최소 1만4025원”이라며 “피고인들은 이를 무시하고 이재용씨에게 1주당 7700원에 저가 배정해, 에버랜드에 89억원 상당의 손실을 끼쳤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주주들이 실권하면 제3자 배정한다’는 이사회 의결 사항에 대해 “주주들이 실권했을 뿐, 이를 몰아서 제3자에게 배정하라고 동의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허씨 등은 1996년 11월 에버랜드 CB 99억원어치를 발행한 뒤 대부분의 주주들이 실권한 가운데 이재용씨 등 삼성그룹 오너 일가에게 주당 전환가 7700원에 배정, 회사에 97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끼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이들의 업무상 배임죄를 인정해 허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박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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