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피해자가 다친 곳이 있는지 확인하고 연락처 등 인적사항을 피해자와 병원, 경찰관에게 남겨라.”
대법원은 27일 “특가법상 도주차량죄(뺑소니)에 관한 대법원 판례는 가해자의 `구호조치’와 함께 `신원확인조치’를 요구하고 있다”며 이같이 당부했다.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뺑소니로 기소된 운전자는 전체 7666명이었으며, 2005년 7430명에 비해 증가했다.
◇특가법상 `도주’에 관한 판례
▲특가법은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규정에 의한 조치를 하지 않고 도주한 때’에 뺑소니로 처벌한다. 특가법상 도주란 사고 운전자가 사고로 인해 피해자가 사상을 당한 사실을 알고도 피해자를 구호하지 않고 사고현장을 떠나 가해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상태를 초래한 경우다.
최근 대법원 판례는 피해자나 경찰관 등 교통사고와 관계있는 사람에게 사고운전자의 신원을 밝히지 않은 경우 `도주’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신원확인조치가 도로교통법 규정에 의한 `사후조치’에 포함된다는 것. 즉 구호조치와는 별도로 신원확인조치를 요구하고 있으므로, 사고를 인식하고 도주의 범의가 있다면 뺑소니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상해가 경미해 특별한 구호조치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는 뺑소니 차량을 보지 않는다는 입장도 두고 있다. 이 경우 `사고운전자가 최소한 사고 후 즉시 정차해 피해자가 다쳤는지 여부와 그 정도를 확인했을 때’에 한정하고 있다.
◇`구호조치’ 여부
▲구호조치 인정 사례
대법원은 1992년 여러 건의 연쇄충돌사고가 발생해 가해자가 별도 신고 없이 경찰관이 출동해 조사를 하는 동안 피해자 일행이 지나가던 차량을 세워 피해자를 병원으로 보내자 그 일행에게 자신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어주고 현장을 떠난 가해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997년에는 가해자가 교통사고 피해자와 언쟁하다 아내에게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며 현장을 떠나고 아내가 사후처리를 한 경우 뺑소니가 아니라는 판결을 내렸다.
▲구호조치 인정 안한 사례
대법원은 2004년 사고 운전자가 인근 택시기사에게 피해자를 병원으로 옮겨달라고 요청했으나 피해자가 `경찰이 온 뒤 병원으로 가겠다’며 거부했고, 피해자의 신고를 받은 경찰관이 도착하기 전에 사고현장을 떠난 경우 `비록 운전자가 신원을 알 수 있도록 했더라도 충분한 구호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뺑소니로 인정했다.
◇`신원확인’ 여부
▲신원확인의무 이행 사례
대법원은 1996년 피해자를 병원으로 옮기고 담배를 피우던 중 피해자를 태운 구급차가 다시 병원을 떠나는 것을 보고 간호사에게 행방을 문의했으나 알려주지 않아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간 경우 `비록 경찰에게 신고하지 않았고 자신이 가해자라고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았더라도 도주차량이 아니다’고 판결했다.
▲신원확인의무 이행 안한 사례
대법원은 1999년 가해자가 피해자를 병원으로 데려다 준 뒤에 피해자나 병원측에 아무런 인적사항을 알리지 않고 병원을 떠났다가 경찰이 피해자가 적어 놓은 차량번호를 조회해 연락을 하자 2시간 뒤 파출소에 출석한 경우 뺑소니 차량으로 인정했다.
1997년 사고자가 자신을 목격자라고 주장한 경우 대법원은 `사고운전자를 확정할 수 없는 상태를 야기한 것으로 도주차량죄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경미한 사고 사례
대법원은 사고 운전자가 일단 정차한 뒤 차에서 내려 피해자와 대화 또는 언쟁을 하거나, 차에서 내려 피해자가 목을 주무르고 있는 것을 보고 운전차량을 현장에 놓아 둔 채 다른 사람에게 사고처리를 부탁하기 위해 사고 현장을 이탈한 경우 `구호조치 필요성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하기도 했다.
◇뺑소니죄 예방법
▲사고를 일으킨 경우 반드시 차량을 멈춰 세우고 피해자와 피해차량의 상태를 살핀다.
▲피해자의 상태가 중하다면 곧바로 구급차를 부르고 경찰에 신고한다.
▲피해자의 상태가 중하지 않다고 판단되더라도 반드시 피해자가 다친 곳이 있는지 질문해 확인한다.
▲피해자가 병원에까지 동행할 것을 원한다면 반드시 그 요구에 따른다.
▲피해자와 담당 경찰관에게는 반드시 자신의 `인적사항(성명과 연락처)’을 알려준다.
▲피해자와 경찰관이 자신의 차량번호를 알고 있다는 점만 믿고 자신의 인적사항을 알리는 것을 소홀히 하지 마라.
▲간혹 피해자와 사이에 사고발생 책임을 놓고 언쟁을 벌이다가 구호의무나 신원확인의무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발생하므로, 사고 당시 감정적인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뺑소니의 책임까지 부담하지 않도록 주의하라.
▲쌍방과실로 인한 사고의 경우에는 사고 당사자 모두에게 사고 후 조치의무가 있으므로 혹시 자신의 과실이 적다는 이유로 구호의무나 신원확인의무를 소홀히 하지 않도록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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