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멈 봄꽃구경 시켜주려 했는데…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4-04 19:5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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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풍 걸린 부인 휠체어 만들려다 ‘절도’ 로 입건 70대 할아버지 ‘황혼사랑’

“우리 할멈 봄나들이 시켜주려고 했을 뿐인데….”
자식들을 모두 출가시키고 단둘이 살아가던 박 모(72)씨 노부부.
별다른 직업이 없던 박씨 부부는 자식들의 경제적 여건마저 여의치 않아 정부 보조금으로 빠듯하게 살아왔다.

그러던 3년 전 갑자기 부인이 중풍으로 눕게 되자 박씨 할아버지는 없는 형편에도 할머니를 위한 것이라면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고 지극정성으로 간호해왔다.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던 3월 중순 예전보다 훨씬 몸 상태가 좋아진 할머니에게 봄나들이를 시켜주고 싶었던 박씨 할아버지는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를 위한 휠체어가 필요했다.
하지만 정부보조금 10여만원으로 어렵게 생활해 온 박씨 부부에게 휠체어 가격은 너무도 버거웠다.

결국 박씨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위한 손수레를 직접 만들기로 했다.
버려진 나무판자와 철근 등으로 손수레를 대충 만들었지만 가장 중요한 바퀴를 구할 수 없었다.
이때 박씨 할아버지 눈에 들어온 것은 집 부근에 세워져있던 100cc 오토바이였다.

버려진 오토바이로 알았던 박씨 할아버지는 이 오토바이를 집에 가져와 수레에 필요한 바퀴를 분해했다.
하지만 이 오토바이는 한 모(17·학생)군이 수리를 하기 위해 집앞에 잠시 세워놓았던 오토바이.

한군은 잃어버린 자신의 오토바이를 찾아 동네를 헤매다 박씨 할아버지의 집앞에 있는 자신의 오토바이를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박씨 할아버지는 “할멈하고 봄나들이 가려고 그랬어. 버려진 오토바인줄 알았지”라며 경찰에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경기 안양경찰서는 3일 박씨 할아버지를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뒤늦게 소식을 듣고 나타난 박씨 할아버지의 딸은 한군에게 합의금 명목으로 50만원을 주고 합의했다.
박씨 할아버지 딸은 “조금만 일찍 알았어도 아버지가 이렇게 경찰서까지 오시지 않아도 됐을텐데….”라며 울먹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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