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대법원에서 열린 군법무관 출신 신임 법관 임명식에서 “최근 우리 사회 일각에서 종종 사법부의 판단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과 불신을 표출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지만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고 법관은 국민을 섬기는 공복이므로 신뢰하지 않더라도 국민을 탓할 수 없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온 힘을 다해 일하며 청렴하게 살아온 대다수 사법부 구성원들로서는 서운한 마음을 품을 만한 일이고 국가적으로도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면서도 “누군가에게 책임을 돌리거나 사법부 구성원간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으로는 이러한 현실을 극복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 법관 불신이 급기야 법관 테러로 이어졌다면 이는 곧 법치주의의 위기로 이어진다”며 “사법부 구성원들이 사법 불신을 해소하는 데 앞장서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안전이 위협받고 경제에도 적지 않은 정체와 후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 대법원장은 공판중심주의 확대로 강조되고 있는 법정 심리의 중요성을 당부했다. 그는 “그동안 법관들은 법정 심리보다 사무실에서 작성한 판결로 당사자나 국민을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기록 검토와 판결 작성에 주력했다”며 “그러나 법정 심리에 임하는 법관의 사건에 대한 이해와 논리에 공감하지 않고 법관의 심리 자세에서 우러나는 인격에 감동하지 않은 당사자가 판결에 승복할 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기록만 보고 작성한 판
결문 논리가 아무리 정치하고 수려하더라도 이것만으로는 당사자와 국민을 설득할 수 없다”며 “법관은 법정에서 성의를 다해 당사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대법원장은 법관들에게 겸허한 태도를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사회현상이 복잡해지고 과학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법관이 아무리 경험의 폭을 넓힌다해도 재판 중인 사건의 실상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게 됐다”며 “사건에 대한 이해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조력도 서슴없이 구할 수 있는 겸허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훈시했다.
이 대법원장은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사법 불신의 원인이 된 법조계의 여러 문제점으로부터 자유롭다는 뜻”이라며 “당연해 보이는 일에도 의문을 버리지 말고 현실의 관행에 몸을 맡기거나 적당주의에 안주하지 않는 젊은이다운 패기와 순수함을 지켜나가달라”고 당부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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