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현장검증은 오전 9시50분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K아파트 앞길에서 시작됐다. 이곳은 이씨가 故 박모군(8)을 최초로 납치한 장소다.
남색 모자에 마스크 차림의 이씨는 자신의 견인차량을 세워놓고 길을 가던 박군에게 길을 묻는 척 하며 박군을 태워 납치하는 장면을 재연했다.
같은 시간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베란다로 나와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으며 일부 시민들은 ‘이 XXX야’라고 소리를 지르며 박씨의 만행에 대해 분개했다.
이어 이씨는 납치 장소에서 5km 가량 떨어진 남동공단 유수지로 이동해 박군을 포대에 넣는 장면을 재연하면서 마네킹을 포대에 넣는 정황을 담당 경찰관에게 또박또박 설명하며 태연히 범행 재연에 나섰다.
이씨는 입과 손발이 테이프로 묶인 마네킹을 포대에 싸 유수지 난간을 이동해 담담한 표정으로 포대를 3m 아래 유수지에 던지는 시늉을 했다.
유수지 현장검증을 지켜 보던 시민들의 분노어린 피끓는 목소리들가 쏟아졌다. ‘너도 사람이냐’, ‘죽어라’, ‘사람 탈을 쓰고 애를 유괴해 죽일 수가 있느냐’ .
이씨는 이후 박군을 꽁꽁 묶었던 연수구 선학동 공터와 협박전화를 걸었던 공중전화, 포대를 구했던 카센터, ‘아빠 보고 싶어요’라는 박군 목소리를 휴대전화로 녹음했던 소래대교 등지를 돌며 당시 범행 장면들을 하나하나 재연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검증을 재현하는 동안 이씨는 너무나 침착하고 냉정해 경찰관이기 전에 아빠인 나도 이씨를 보면서 치가 떨렸다”며 “어린이 유괴살해범 같은 강력범들에게는 법이 허용하는 한도에서만큼은 극형이 처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씨는 지난 11일 오후 1시30분 박군을 납치, 같은날 오후 11시30분 살아있던 박군을 유수지에 던져 익사케 한 뒤에도 박군 부모에게 현금 1억3000만원을 요구하는 협박 전화를 계속하다 14일 오후 경찰에 검거됐다.
/인천=문찬식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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