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검찰의 현실적 수사력과 국정원의 밀도 있는 정보수집력이 결합된 결과여서 권력기관간의 힘겨루기 양상을 보였던 구태에서 탈피, 바람직한 역학관계가 조성돼 가고 있다는 평이다.
특히 중국 등 후발국들 사이에 우리 핵심기술 추격경쟁이 가열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각각 특화된 국내·외 정보를 갖고 있는 검찰과 국정원이 정보망을 유기적으로 가동함으로써 첨단기술 보호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14일 인천지검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반도체 공정장비 제조기술을 싱가포르 S사로 유출시킨 국내 H사 전 기술부장 백 모씨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해외로 도피한 5명은 기소중지했다.
이같은 조치는 국정원 해외 정보망이 H사 경쟁업체인 S사가 백씨 등 핵심연구원 6명을 스카웃, R사를 설립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인천지검에 이첩함으로써 가능했다.
인천지검 부천지청도 지난달 21일 레이더탐지기 기술을 빼돌린 A사 전 연구실장 김 모씨 등 연구원 4명을 영업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국정원은 김씨 등의 혐의를 포착해 검찰에 넘겼고, 검찰은 추가수사를 통해 이들의 혐의를 확인했다. 대전지검도 지난해 2월 천연 단백질효소 제조기술을 중국으로 유출하려 한 I사 전 영업팀장 장 모씨 등 2명을 영업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국가자금 130억원이 지원돼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바이오 원천기술의 해외유출을 막음으로써 3조 230억원대의 국부 손실을 예방한 것이다. 서울중앙지검도 지난해 2월 첨단 휴대폰기술을 카자흐스탄에 유출하려 한 P사와 S사 연구원 2명을 같은 혐의로 구속했다.
이들 사건 역시 국정원의 정보제공에 의해 수사가 시작됐다. 이 같이 검찰과 국정원이 손발을 맞춰 국부 유출을 방지한 것은 지난해에만 27건에 달한다.
검찰·국정원 공조는 지난 2002년까지만 해도 거의 없었으나 2003년 6건, 2004년 21건, 2005년 23건 등으로 급상승하고 있다. 국정원의 범죄정보 제공에 검찰측은 적극 반기는 분위기다.
검찰 관계자는 “조그마한 수사단서 하나라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는 마당에 국정원 조직이 가동된 고급정보는 수사의 결정적 동력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정원은 참여정부 출범 이후 대공수사에 제약을 받자 국익을 위한 광범위하고 밀도 있는 정보수집에 초점을 맞추면서 각종 범죄와 관련된 정보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획득하고 있다.
특히 산업스파이, 지적재산권 등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사안을 수집·분석한 뒤 검찰에 넘김으로써 첨단기술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국정원 관계자는 “국가이익을 위한 정보활동이 고유 기능인 국정원이 정보수집 과정에서 파악된 범죄정보를 수사기관에 이첩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인천=문찬식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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