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는 “피고인이 대규모 비자금을 은밀히 조성해 자의적인 용도로 사용한 행위는 기업 경영의 건전성을 해친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적지 않고 법률적으로도 명백한 범법행위에 해당한다”며 “이제 선진 경제로 한 단계 도약해야 한다는 점에서 엄정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비자금의 일부가 여수 박람회 등 국가 행사에 쓰였고 일부는 계열사 경영 용도로 사용한 점, 피고인이 그룹 경영을 총괄하면서 외환위기를 극복한데다 현대차 등을 세계적인 자동차 생산업체로 성장시키는 등 국가 경제에 크게 이바지한 점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검 중앙수사부(박영수 검사장)는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에서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징역 6년을 구형했다. 정 회장은 “사회에 큰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다시 한 번 경영에 매진할 수 있도록 관대한 판결을 내려달라”고 최후 진술했다.
정 회장은 회삿돈 1000억여원을 횡령하고 회사에 2100억원이 넘는 손해를 끼친 혐의(특경법상 횡령 및 배임)로 지난해 4월28일 구속됐으나, 2달여만인 6월28일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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