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檢 갈등 고조 속 ‘대법원 재판 예규’ 논란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6-12-20 19:33:16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검찰 “수사기밀 누설… 조속폐지”

대법 “중요사항 취합 보고일 뿐”


론스타 사건에서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법원과 검찰의 영장 갈등이 끝을 알 수 없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검찰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불법 시위 가담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법원이 잇따라 기각하자, 이례적으로 ‘공식입장’이란 자료를 내며 반발했다.

법원도 하루 뒤에 검찰의 자료에 대해 “국가기관이 공식적으로 불만을 제기하는 것을 부적절하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검찰은 법원이 FTA 저지 시위에서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최모씨 등 6명에 대한 영장 재청구가 기각된 다음달 ‘불법집회사범 영장 재기각에 대한 검찰의 입장’이라는 자료를 발표했다.

검찰은 자료에서 “개별 법관의 영장 발부나 재판 등 구체적 사법업무가 대법원 재판 예규에 따라 대법원에 일일이 보고되면서 사법권의 독립과 심급제도, 헌법상 삼권분립 원칙이 침해될 수 있다”며 “대법원 예규는 법관의 독립을 규정한 헌법 103조, 법관윤리강령 등의 내용에 비춰 상위 법령에 부합되지 않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또 “법원 내부 보고 과정에서 수사기밀이 누설되면 수사에 지장을 초래하고 재판에서 노출된 자료가 법원행정처에 취합되면 개인 정보와 국가·기업 비밀이 우려될 우려가 있어 대법원 예규는 조속히 폐지 또는 개정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법원 재판예규는 각급 법원의 압수·수색, 구속영장 발부와 중요한 민·형사사건의 진행과정 및 내용을 법원행정처에 보고토록 하는 내용으로, 검찰의 이같은 주장은 대법원 업무관행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것이다.

검찰은 아울러 FTA영장 기각과 관련, “4500명의 시위대가 거리를 점거하고 야간까지 폭력시위를 지속하며, 공무를 집행하는 전·의경 5명에게 상해를 입히는 등 집단 폭행한 것이 사안이 가볍다고 한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반면 법원도 “검찰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추측이며 국가기관이 법을 두고 개인적 차원이 아닌 공식적으로 불만 또는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대법원 관계자는 “검찰의 주장은 대법원이 개별 재판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이는 터무니없는 추측이며 국정감사 등 행정적 필요에 따라 재판부가 아닌 사무처리 부서에서 중요사항에 대한 내용을 취합해 대법원에 보고할 뿐”고 반박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