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2005년 5월 경기 과천 서울대공원에 테마공원 조성을 추진 중인 이모씨에게 “내가 정몽준 의원이 대선후보였던 국민연합 21 당의장 비서를 했기 때문에 관련 공무원들을 알고 있으니 도와 줄 수 있다”고 거짓말해 환심을 샀다.
이어 자신이 구상해 오던 경북 문경시 게임공원 조성사업을 이씨에게 해볼 것을 제의한 뒤 “국제경제전략연구소 소장으로 문경시와 여러가지 일을 했다. 공무원들을 통해 편의를 봐줄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속여 같은 해 7월까지 청탁비 명목으로 5차례에 걸쳐 모두 78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정씨는 또 같은 달 정치·경제인, 공무원들과의 인맥을 미끼로 이씨 등 업자 10명으로부터 4억5800여만원을 차용금 명목으로 송금받아 편취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결과 정씨는 고교 졸업이 최종학력이면서도 미국에서 경제·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청와대 경제자문위원이라고 속이는 수법으로 이씨 등의 환심을 산 것으로 드러났다.
또 개인이 운영하는 국제경제전략연구소를 차려놓고 박사급 연구위원들과 함께 정부나 대기업으로부터 연구용역을 수주한 것처럼 겉 모양을 포장, 친분관계를 쌓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정씨는 이같은 수법으로 게임산업개발원으로부터 지난해 5월26일부터 28일까지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에 대한 검증심사위원으로 위촉돼 위원장까지 지냈다고 검찰은 영장에 적시했다.
검찰은 정씨의 수첩에 게임산업개발원 간부와 직원 및 문화관광부 공무원들의 연락처가 기록돼 있는 점을 주목하고, 정씨가 심사위원장 위촉에서 로비를 하거나 상품권 발행업체 선정 과정에서 로비 창구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또 정씨가 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상품권 발행 관련 업체들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단서를 잡고 조만간 관련자들을 소환해 돈의 성격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그러나 정씨는 앞서 검찰조사에서 “연구용역비로 받은 것은 인정하지만 대가성은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16일 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정씨가 18일 열릴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음에 따라 이날 구인영장을 발부받아 신병확보에 들어갔다.
검찰은 이와 별도로 지난해 아케이드 게임 관련 협회의 지원을 받아 미국 로스앤젤레스 게임 박람회에 다녀온 모 국회의원 보좌관을 최근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이 그 동안 사행성 성인게임기 제작·유통업체와 상품권 발행업체, 문화관광부 일부 전·현직 직원을 사법처리하는 과정에서 상당량의 증거를 수집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소환을 계기로 검찰수사의 칼날이 본격적으로 정치권을 향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돈 준 혐의가 있는 피의자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쪽이 시인하겠느냐”며 “소환조사와 계좌추적 등을 함께 하고 있지만 혐의 입증이 쉽지 않다”고 신중한 입증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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