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판중심주의하에서는 비공개 검찰 조사나 변호인의 서면자료보다 공개된 법정에서의 진술이 가장 중요한 증거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11일 오후 검찰은 법조브로커 김홍수씨를 만나 검찰 진술을 번복하라고 종용한 혐의로 조관행 전 부장판사의 변호인 김 모씨를 소환조사했다.
앞서 검찰측 증인으로 법정에 나온 김씨가 관련 사실을 털어놨기 때문이다.
지난 9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재판장 황현주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김씨는 “김 모 변호사로부터 ‘검찰의 강요로 허위 진술을 했다는 탄원서를 대법원에 보내라’는 등 회유 및 증언 번복을 요구 받았다”고 진술했다.
조 전 부장판사의 혐의을 입증할 유일한 증거는 김씨의 진술뿐이기 때문에 이 탄원서가 법정에 제출되고 김씨가 진술을 번복한다면 검찰의 유죄 입증은 어려워진다.
공판중심주의하에서는 김씨의 검찰 진술 조서보다 법정 진술이 유력한 증거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검찰은 김씨와 함께 수감 중인 한 재소자로부터 관련 제보를 받은 뒤 20여명의 재소자들을 직접 만나 사실을 확인, 재판부 앞에서 이를 시인하는 김씨의 진술을 이끌어 냈다.
현대차 사건 공판에서는 검찰이 완패했다.
현대차 로비스트 김동훈씨로부터 2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변양호 전 재경부 국장에 대한 지난 9일 공판에서 유력한 증인이 검찰 진술을 번복한 것이다.
검찰 조사 결과, 예보 전 직원 류 모씨는 김동훈씨에게 예보의 현대차 계열사 채권 담당 실무팀장을 소개한 인물인데 그가 김씨를 전혀 모른다고 진술했다.
류씨는 “당시 검찰 수사가 종결단계에 있었기 때문에 수사 협조차원에서 기억이 없는 상태로 사실이 있는 것으로 진술했다”고 말했다.
증인 진술을 둘러싼 법정 밖 움직임에 대해, 최근 검찰은 변호인들이 검찰측 증인을 접촉한 사실들이 드러나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대검 관계자는 “검찰이 신청한 증인을 변호인들이 외부에서 접촉하는 일이 심심치않게 벌어지고 있다”며 “진술을 번복하도록 사주하거나 증언을 유도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는 이같은 행위가 중대 범죄로 다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공판중심주의가 정착되려면 증언 유도나 사주를 막을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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