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정몽구 회장은 지난 4월28일 구속수감된 지 2개월만에 법원의 보석 허가결정으로 풀려나게 됐다. 정 회장측 변호인은 지난달 26일 법원에 보석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법정에서 공소사실 중 비자금 부분에 대해서는 대부분 자신의 형사책임을 원칙적으로 인정하고 있고 현대차그룹 김동진 부회장 등 관련자에 대한 수사 및 기소가 마무리됐을 뿐 아니라, 회사 관계자에 대한 조사나 관련자료 압수수색 등이 완료돼 도망이나 증거 인멸의 염려가 소멸됐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이 결정에 있어 사회 일반 및 법원 내부의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청취했는데, 피고인에 대한 보석 결정은 우리 법원이 일관되게 추구하고 있는 불구속 재판 원칙을 철저히 구현하고 피고인에게 충분한 방어권을 보장해 공판중심주의를 실천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의 구속으로 인해 현대차그룹의 경영공백 사태를 초래해 우리 국민 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와 현대차그룹 경영체질 개선을 통한 선진 경영시스템 구축을 위해서는 다소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피고인 측 주장 및 피고인의 건강상태도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에 대한 재판은 불구속상태에서 충분한 방어권을 보장한 상태에서 진행하되, 추후 신속하고도 충실한 심리를 진행해 유죄로 인정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엄정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이날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다가 보석허가 결정을 전해들을 뒤 석방절차를 밟기 위해 서울구치소로 돌아갔다. 이번 결정으로 정 회장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에서 출퇴근할 수 있게 됐다.
정 회장은 그러나 법원의 허가없이 주거지를 변경하거나 3일 이상 여행 또는 출국을 할 수 없다. 또 소환을 받은 때에는 정해진 일시, 장소에 출석해야 하며, 도망 또는 증거를 인멸하거나 피해자 측에 해를 가해서도 안된다.
김동오 재판장은 기자들과 가진 일문일답에서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상실된 데다 장기적으로 경제가 우려되고 결정적 사유는 아니지만 피고인의 건강상태도 고려했다”며 “지난 기일에 피고인이 비자금에 대한 대부분의 법적 책임을 인정했고 탄원서에서도 책임을 인정한다고 밝힌 점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 재판장 또 “재벌 회장이라는 이유만으로 법원이 대우를 한다는 시각이 있을 것 같아 잠도 못자고 고민하다 오늘 오후 2시께 결정을 내렸다”고 언급한 뒤 “신분을 밝히지 않고 택시기사에게 묻거나 동료 판사, 인터넷 댓글 등을 보면서 다양한 의견을 청취했다”며 결정을 내린 과정이 쉽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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