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임시 공휴일인 선거일에도 쉬지 않는 직장이 많고 유권자들의 정치 무관심 등으로 투표장을 찾는 발길은 오후로 접어들면서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었다.
서울지역 거리는 평상시 보다 무척 한산한 모습이었다.
거리에는 선거기간 동안 나붙었던 홍보용 플래카드가 선거 당일까지 철거되지 않은 곳이 많아 불법선거 단속 의지를 무색케 했다.
○서울 노원구에 마련된 모 투표소를 찾은 한 시민은 선거명부를 확인하는 선거관리위원의 불친절에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그는 “나름대로 뿌듯한 마음으로 투표를 하러 왔는데 사무적인 말투에 귀찮다는 표정을 보니 차라리 잠이나 잘 것을 괜히 온 것 같다`고 토로.
○동대문구 신설동 제1투표소 선거관리위원은 “투표시작이후 유권자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오전 10시까지 투표율만 19%를 넘는 것 같다`고 흐뭇한 미소.
몸이 불편해 아들의 부축을 받고 나온 김재엽(68) 할머니는 힘겹게 투표를 마친 뒤 투표소 한쪽에 마련된 의자에서 한 동안 휴식을 취하고 돌아가기도.
○종로구 운니동 경운초교에 마련된 제2투표소에는 40대 주부가 대학생인 아들, 딸과 함께 찾아와 소중한 한 표를 행사.
그는 “귀찮기도 하고 누가되던 상관없다고 생각해 포기하려고 했는데 아들의 성화에 못 이겨 나왔다`며 “그런데 막상하고 보니 기분은 좋다`고 대답.
경기 성남시 수정구 신흥3동 제3투표구 주민들이 전에 제작된 투표장소 안내지도가 배포돼 혼란을 빚었다.
31일 수정구선관위와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4년 전에 상호가 바뀐 A웨딩홀이 현재 있는 것 처럼 표기되고, 또 없어진 B파출소도 존재 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는 것.
이는 중앙선관위와 용역을 맺은 회사가 옛 지도를 그대로 사용하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드러나 시민들로 부터 따가운 질책을 받았다.
김 모(46)씨는 “국가대사를 치루면서 투표장소 안내지도 하나 제대로 제작하지 못한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며 “안내지도를 엉터리로 만들어 배포한 담당자를 문책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영업을 하는 박상진(42)씨는 지난주 교통사고를 당해 전치 8주의 진단을 받고 현재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태지만 이날 투표를 하기 위해 왼쪽 다리에 깁스를 한 채 목발을 짚고 투표소를 찾았다.
박씨는 “가까운 거리를 걷는 것도 힘들어 투표를 포기할까도 고민했지만 내가 할일도 하지 않고 정치를 어떻게 비판할 수 있겠느냐`며 “투표율이 낮을 것으로 걱정하는데 모두 투표를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또 31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구 매산동의 한 투표소에서는 A정당 소속 투표 참관인이 자신의 정당 번호가 적힌 옷을 입은 채 참관을 하다 다른 정당 지지자들로부터 항의가 이어졌다.
다른 정당 지지자들은 “특정 정당 상징 번호가 적힌 옷을 입은 채 투표를 참관하는 것은 사실상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항의하자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은 A정당 투표 참관인에게 옷을 갈아입도록 지시했다.
유권자 김 모(43)씨는 `투표 참관인이 특정 번호가 적힌 옷을 입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번 지방선거부터 투표권을 갖게 된 경기지역 외국인들의 참정권 행렬도 31일 오전부터 이어졌다.
경기 수원시 팔달구 매교동사무소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은 왕취로(59·대만)씨 부부는 이날 오전 5시30분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투표 시작을 기다렸다.
왕취로씨는 “대한민국에 59년 동안 살았는데 처음으로 투표하라는 통지를 받고 너무 기뻤다`며 “이제서야 한국에서 외국인들을 인정해 주는 것 같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한편 지난해 선거법 개정으로 영구체류자격을 취득한 지 3년이 지난 19세 이상 외국인들에게는 투표권이 주어졌다.
국적별로는 대만 617명, 일본 15명 등이다.
인천지역 최고령자인 인천 계양구 효성동 박 모(115) 할머니가 투표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전화공세에 시달린 나머지 투표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언론의 폐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호적상 1891년생인 박 할머니 집에는 31일 아침 일찍부터 기자들로부터 전화가 쇄도하고 있으며 가족들을 통해 이를 전해들은 박 할머니는 이번에는 투표하지 않겠다며 역정을 냈다는 후문이다.
경기 파주시 금촌1동 제4투표구투표소에서는 파주시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자원봉사자들이 ‘Beautiful day`가 적힌 아트 풍선 등을 원하는 모양대로 즉석에서 제작, 투표를 하러 온 유권자들에게 나눠줬다.
이번 이벤트를 기획한 파주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선거의 딱딱함을 없애고 축제의 분위기로 유권자를 투표소로 이끌기 위해 작은 이벤트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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