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 박소진 기자] 인공지능(AI)으로 만든 허위 중고물품 사진을 이용하거나 노쇼·투자 사기를 벌여 100억원이 넘는 돈을 가로챈 범죄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경찰청은 허위 중고물품 판매 등 각종 사기 수법으로 피해자 1341명으로부터 총 108억원을 편취한 혐의로 한국인 사기 총책 30대 A씨 등 조직원 31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12명을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은 아직 검거되지 않은 또 다른 총책 30대 B씨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하고 여권 무효화 조치를 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지난 4월까지 AI 기술로 제작한 허위 중고물품 이미지를 거래 플랫폼에 게시해 실제 물품을 보유한 것처럼 속이는 등의 수법으로 피해자 1091명에게서 약 24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조사 과정에서 A씨 등 일부 조직원이 해외 번호를 국내 번호처럼 보이도록 바꾸는 이른바 '010 변작기'를 이용해 국내 소상공인들을 상대로 노쇼 사기를 벌인 사실도 드러났다. 이 수법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은 141명, 피해액은 약 73억4000만원에 달했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된 010 변작기 56대를 압수하고 이를 통해 위조·사용된 전화번호 198개를 차단했다.
이들은 투자 사기에도 손을 댔다. 지난 3월부터 사우디아라비아 광산의 골드바를 저렴하게 판매한다고 속여 서울 등 국내 거주자 109명에게서 10억8000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배송을 의심하는 피해자들에게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골드바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는 거짓말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 조직이 해외에 있는 사기 총책의 지휘 아래 점조직·분업 형태로 역할을 나누고 중고거래부터 노쇼, 투자 사기까지 여러 범죄 수법을 동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사기 조직들이 AI 기술 등을 활용해 실제 물품을 보유하고 있는 것처럼 사진이나 거래 관련 자료를 조작하는 등 사기 수법이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다"며 "온라인 중고 거래 시 판매자가 보내온 사진이나 설명만 믿지 말고 실제 물품의 보유 여부와 거래 상대방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정부나 공공기관을 사칭해 물품 구매·대리결제 등을 요구하는 경우 해당 기관의 공식 대표번호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요구가 있다면 거래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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